
[자료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관세전쟁 속에서도 "합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 자리에서 "중국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양국 모두에게 매우 좋은 결과로 끝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그를 매우 존중한다"며 "그는 오랜 기간 진정한 의미에서 내 친구였다"고 언급했다.
미·중 양국이 극한의 관세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개인적 친분을 강조하며 외교적 여지를 남기는 모습이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하루 전인 9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추가로 인상한 결정 이후 나왔다.
당시 미국은 각국에 적용하던 상호관세율 중, 중국을 제외한 70여 개국에 대해서는 90일 동안 추가 관세 적용을 유예하며 10%의 기본관세만 유지하기로 했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총 145%에 이르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며 사실상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누적된 수치다.
중국 역시 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현재까지 미국산 제품에 대해 84%의 맞불 관세를 부과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을 추가 인상한 것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관세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대신 미국 영화 수입 제한이라는 비관세 장벽 카드를 꺼내들며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모양새다.
중국은 이번 사안에서 한발 물러선 듯한 태도를 보이며 상황 관리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미국의 철강 관세에 맞서 보복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한 EU의 결정을 두고 "그들은 매우 현명했다"고 치켜세웠다.
관세 전쟁이 촉발할 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서는 "과도기적인 비용과 문제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결국에는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세 부과의 부작용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외 국가들에 대한 관세 유예 조치가 종료된 뒤에도 유예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에 대해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 협상의 문을 열어 두었다.
동시에 그는 유예 기간 동안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원래 책정된 상호관세율로 복귀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또한 그는 각국과의 무역 협상을 '원스톱 쇼핑'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미·일 상호방위조약의 불공정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약상 미국은 일본을 방어해야 하지만, 미국이 공격당할 경우 일본은 그럴 의무가 없다"며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일본을 지키는 데 쓰지만, 그들은 어떤 것도 지불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는 단순히 무역 문제를 넘어 안보 분야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드라이브의 목표로 연방 재정적자 감축과 세수 확보, 그리고 적자 예산 문제 해결 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관세를 통해 미국 재정의 건전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의 체질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정책 추진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중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향후 미·중 간 협상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한 대로 협상의 여지는 남겨두면서도 강경한 압박을 지속하는 '당근과 채찍' 전략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세계 경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