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이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5%포인트 낮춘 1.5%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0%로 제시한 전망치에서 불과 넉 달 만에 다시 내려간 수치로, 특히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만큼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DB는 9일 발표한 '2025년 아시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5%로 전망했다.

ADB는 작년 9월까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가 12월에 2.0%로 0.3%포인트 낮췄고, 이번에 다시 0.5%포인트를 추가로 하향 조정했다.

ADB는 한국 경제의 주요 하방 요인으로 내부적으로는 고금리와 가계부채,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민간소비 약화와 건설업 부진을 지목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및 중국과의 수출 경쟁 심화와 무역 불확실성 등이 성장을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ADB는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출 호조와 정부지출 증가, 정치 안정, 확장적 통화정책 효과 등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의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9%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ADB의 경제전망에 최근의 주요 변수들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 영향은 이번 전망에 포함되지 않았다.

만약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더욱 격화되어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거나,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25% 관세율 협상이 난항을 겪는다면, ADB는 6~7월에 발표할 보충전망에서 한국의 성장률을 추가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반면 지난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효과 역시 이번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향후 경제 전망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가 측면에서는 ADB가 국제유가 하락과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 안정세 등을 고려해 한국의 2025년 물가상승률을 1.9%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내년 물가상승률 역시 1.9%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9%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내년 성장률은 4.7%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 경제에 대해 ADB는 미국의 관세조치와 무역 불확실성 확대, 중국의 부동산 시장 부진 등이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호조와 물가 안정, 관광 회복 등이 전반적인 수요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아시아 국가별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중국 4.7%, 대만 3.3%, 인도 6.7%, 싱가포르 2.6%, 베트남 6.6% 등으로, 한국의 1.5%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ADB는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물가상승률을 2.3%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2.2%로 더욱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ADB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 중국의 저물가 기조 등이 지역 전체의 물가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힐링경제= 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