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코스닥 상승세로 마감 [자료사진=연합뉴스]
8일 원/달러 환율이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충돌로 인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5.4원 오른 1,473.2원으로 마감됐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13일 기록한 1,483.5원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번 환율 급등은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강 대 강' 관세 맞불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은 오는 9일부터 34%의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이에 맞서 중국도 동일한 세율의 보복 관세를 발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50% 추가 관세를 덧붙이겠다고 밝히며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중국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오전,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담화문을 통해 "미국의 공갈(訛詐)이라는 본질을 다시금 드러낸 것"이라며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으며,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환율 시장은 하루 종일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1,471.0원에 장을 시작한 뒤 한때 1,466.3원까지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반등세를 보이며 장 막판에는 1,473.9원까지 치솟았다.
중국 인민은행이 이날 오전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058위안(0.08%) 오른 7.2038위안으로 고시한 점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위안화 절하 고시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을 의미하는데, 아시아 통화들이 동조화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원화 가치도 덩달아 떨어졌다.
주식시장 역시 불안정한 분위기 속에서 소폭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03포인트(0.26%) 오른 2,334.23으로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7.15포인트(1.10%) 상승한 658.45로 마감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6,425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강세가 두드러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0.36% 상승한 102.916을 기록했다.
한편,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98.68원으로, 전날 같은 시각의 1,008.21원보다 9.53원 하락하며 1,000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1.31% 오른 147.5엔을 기록하며 엔화 역시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미중 관세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또 한국 경제와 시장에 미칠 여파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