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연합뉴스]

국내 국민들의 외래진료 이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3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진료 만족도는 전년보다 다소 하락해 의료 서비스의 질적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가 4월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국민 1인당 연간 외래진료 이용 횟수(치과 제외)는 18.0회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7.5회)보다 2.9% 증가한 수치로, 월 평균 1.5회 병원을 찾는 셈이다.

이 수치는 2022년 OECD 회원국 평균(6.4회)의 2.8배에 달하는 것으로, 한국인들의 의료기관 이용 빈도가 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국내 1인당 외래진료 횟수가 감소한 해는 코로나19가 본격 유행했던 2020년(전년 대비 14.5% 감소)이 유일했다.

성별로는 여성(21.9회)이 남성(17.4회)보다 외래진료를 더 많이 이용했다.

연령별로는 2024세가 8.9회로 가장 적었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외래진료 횟수도 증가해 7579세 연령대에서는 40.9회로 정점을 찍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노인층의 외래진료 이용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질병별로는 관절염, 골다공증 등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의 질환으로 인한 외래진료가 약 1억9천383만5천회로 가장 많았다. 이는 국민 1인당 연 3.7회 해당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셈이다.

치과의사 외래진료 횟수도 2023년 1인당 1.7회로, 전년(1.6회)보다 소폭 증가했으며 이 역시 OECD 평균(1.0회)을 상회했다.

치과 진료까지 포함한 1인당 외래진료 평균 횟수(19.6회)를 초과한 지역은 서울(22.8회), 대구(22.5회), 부산(22.2회), 대전(22.0회), 전북(21.4회), 제주·광주(20.1회) 등으로 주로 대도시 지역에서 의료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진료 이용 빈도 증가와 달리 환자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16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의사의 진료 시간이 충분하다고 느낀 환자 비율은 2022년 83.4%에서 2023년 82.5%로 감소했다.

의사의 설명이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한 비율도 같은 기간 92.2%에서 91.8%로 소폭 하락했다.

더 우려되는 것은 환자-의사 간 소통에 관한 지표다.

환자로서 궁금하거나 걱정스러운 점을 말할 기회를 얻은 경험 비율은 91.0%에서 88.2%로 크게 감소했고, 의사로부터 예의와 존중을 받으며 치료받은 경험 비율도 95.5%에서 93.4%로 하락했다.

경제적 이유로 인한 의료 접근성 격차도 심화됐다.

비용 문제 때문에 진료를 취소한 환자 비율은 1.5%에서 2.7%로 증가했다.

특히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 그룹에서는 비용 문제로 진료를 취소한 비율이 2022년 3.1%에서 2023년 6.0%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해 저소득층의 의료 접근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진은 "의료 접근성 측면에서 불평등이 심화하지 않도록 격차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료 이용 빈도가 높음에도 만족도와 접근성은 오히려 하락하는 모순적 상황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건강보험·의료급여 통계 등을 토대로 작성한 '2023년 기준 의료서비스 이용 현황, 보건의료 질 통계 보고서'에 담겼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