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내에서 문답하는 트럼프 [자료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발표 예정인 상호 관세 조치와 관련하여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워싱턴DC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발표 때 얼마나 많은 국가가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기본적으로 모든 국가를 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10~15개 나라를 우선적으로 대상으로 삼을 계획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나는 그런 루머를 들은 적이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 국가들을 언급하며 "아시아 국가들이 무역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미국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고려할 때, 미국을 공정하게 대우한 국가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그들보다 더 관대하게 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상호 관세와 관련해 "우리에게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들"이라는 의미로 '더티 15(Dirty 15)'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들이 포함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무역 흑자 폭이 큰 주요 국가들이 상호 관세의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가 대상이 된다고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철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면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해외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업체들에 대해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며,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컴퓨터, 반도체, 제약 산업을 언급하며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한 그들은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방영된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불응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며 2차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나는 푸틴 대통령이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러시아에 2차 관세를 부과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만약 부과된다면 러시아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베네수엘라에 대한 2차 관세 사례를 거론하며 "모든 2차 관세는 강력하며, 미국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미국 내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 광물 협정과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희토류 협정을 맺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정을 거부한다면 그는 큰 문제(big, big problems)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과의 핵 협상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이란에 대해 2차 관세 조치를 준비하고 있으며, 몇 주간의 시간을 더 줄 것이다. 그러나 진전이 없으면 이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대해서는 "많은 잠재적 구매자가 있으며, 틱톡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과도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협조할 경우 관세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헌법상 금지된 3선 도전 가능성과 관련해 "그것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다시 출마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덧붙여 3선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의 대외 무역 정책에 있어 강경한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상호 관세를 모든 국가에 적용하겠다는 입장은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