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김민재(뮌헨)가 빠진 한국 축구대표팀이 FIFA 랭킹 80위 오만과 홈 경기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음에도, 홍명보 감독은 수비진의 문제를 부정하며 후반 막판 실점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7차전에서 오만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57계단이나 차이 나는 상대를 맞아 지난 원정 경기(3-1 승)와 달리 홈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하면서 예선 통과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수비의 핵'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수비 불안 우려가 제기됐다.
홍 감독은 김민재 대신 권경원(코르파칸 클럽)을 선발로 투입해 조유민(샤르자)과 함께 센터백을 구성했다.
한국은 전반 막판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35분 알리 알부사이디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실점 장면에서 한국 수비진은 공을 멀리 걷어낼 기회를 놓치며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의 수비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팀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가 빠지다 보면 팀이 흔들릴 수 있지만, 우리 수비가 불안했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는 못했다"며 "권경원과 조유민은 잘했다. 조직적으로 큰 문제가 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표팀 전열에서는 김민재뿐 아니라 미드필더 황인범(페예노르트)도 빠졌다.
종아리 근육에 불편함을 느낀 황인범을 보호하기 위해 홍 감독은 그를 출전 명단에서 제외했다.
대신 백승호(버밍엄시티)가 박용우(알아인)와 함께 미드필드에 배치되었지만, 이 조합은 공격의 물꼬를 트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백승호가 전반 38분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투입됐고, 곧바로 황희찬의 선제골을 도왔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한국이 공격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홍 감독은 "새로운 조합의 선수들이 나가서 경기 시작부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후반에는 스타트가 좋았지만, 우리가 너무 쉬운 볼을 상대에 넘겨주다 보니 전체적으로 이기면서도 이기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라인도 조금씩 내려갔다"고 분석했다. 또한 "오늘 경기는 최종예선에 돌입한 뒤 가장 좋지 않은 경기력을 나타냈던 경기"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경기 막판에는 추가 악재가 발생했다. 이강인이 상대와의 경합 과정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홍 감독은 "(이강인이 한국에) 도착하고 하루 훈련하고 나와서 전반부터 나가는 건 계획에 없었다"면서 "부상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왼쪽 발목에 붓기가 있는데, (발목을) 삔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과의 무승부로 귀중한 승점 1점을 획득한 라시드 자베르 오만 감독은 성공적인 전략을 강조했다.
"우리가 수비를 잘했다. 한국엔 공간이 생기면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공격수들이 많기에 최대한 페널티지역 밖으로 밀어내려고 했는데 계획한 대로 잘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한국 축구계에서 화두로 떠오른 잔디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라시드 감독은 의견을 내놓았다. "잔디가 부드럽다고 생각했다.
공이 잘 튕겨 나간다고 생각했다. 스터드가 잔디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다른 잔디와는 달랐다"고 언급했다.
한국은 이번 무승부로 B조에서 3승 2무 2패(승점 11)를 기록하며 예선 통과에 빨간불이 켜졌다.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을 추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홍명보호는 조직력과 전술 운용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힐링경제=차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