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권거래소 [자료사진=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로 급락세를 보이며 나스닥 지수가 2년 반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급락이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경제 충격을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이 증시 급락의 유일한 원인이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관세 정책은 시장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고 있다.
많은 시장 전문가는 트럼프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세 둔화 위험이 커졌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재로서는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뉴욕증시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었다.
그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큰 일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단기적인 경기침체나 주가 급락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었다.
베어드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 분석가는 "트럼프 행정부는 주가 하락에 대해 더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르네상스 매크로리서치의 닐 투타 경제리서치 수석은 "트럼프 풋(Trump Put)의 행사가격이 생각했던 것보다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낙폭이 더 커져야 트럼프 행정부가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증시를 흔들고, 그 책임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 전가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이 시장에 미친 영향은 분명하지만, 월가에서는 이를 단순히 하나의 발언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키웰스의 조지 마테요 최고투자책임자는 "관세 그 자체보다 오락가락하는 정책 성격이 시장에 많은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뉴욕증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기준으로 지난주에만 3% 넘게 하락했다.
또한,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출신의 마크 카니가 차기 캐나다 총리로 선출되면서 "미국이 우리를 존중할 때까지 보복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관세 부과의 '부메랑 효과'로 인해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반등 위험과 경기침체 위험이 커졌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재 미국 경제가 당장 경기침체에 진입할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미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해왔다"며 소비 둔화나 물가 반등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월가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1분기에는 성장세가 약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2분기 이후에는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2분기에는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경기침체 위험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기보다는 성장률이 둔화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와 그에 따른 시장 반응은 복잡한 상호작용을 보여주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