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워싱턴 항공기 충돌 추락사고 현장 [자료사진=연합뉴스]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충돌해 탑승자 67명이 전원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의 열악한 조건과 복잡한 항공로 환경이 더해져 구조 당국의 수색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워싱턴DC의 존 도널리 소방청장은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구조 작전에서 시신 수습 작전으로의 전환을 공식 발표했다.

현재까지 여객기에서 27구, 헬기에서 1구의 시신이 수습됐다.

사고는 29일 오후 8시 53분경 워싱턴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발생했다.

캔자스주에서 출발해 착륙을 시도하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훈련 중이던 육군 헬기와 충돌한 후 두 항공기 모두 포토맥강으로 추락했다.

여객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이,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특히 이번 사고기에는 1994년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챔피언 출신인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를 포함한 약 20명의 전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코치들이 탑승했다.

한국계 유망주 지나 한 선수와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스펜서 레인 선수도 희생자 명단에 포함됐다.

사고 원인 조사를 맡은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여객기와 헬기가 같은 고도에서 비행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저고도로 비행하던 여객기를 향해 헬기가 접근하다 충돌하면서 화염이 발생했다. 사고 직전 공항 관제사가 헬기에 충돌 주의 경고를 보냈으나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전임 정부의 다양성 중심 인사 정책으로 돌리며 정치적 논란을 야기했다.

트럼프는 오바마·바이든 행정부가 항공 안전 인력 채용 시 능력보다 다양성을 중시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 레이건 공항은 운항을 재개했으나, 이번 사고는 2001년 뉴욕 아메리칸항공 추락사고 이후 미국 최대 규모의 항공기 인명 피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NTSB는 30일 이내에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