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 내년 출범…오전 8시~오후 8시, 12시간 거래 가능해져

힐링경제 승인 2024.05.10 09:52 의견 0

한국거래소(KRX) 독점 체제가 대체거래소(ATS) 등장으로 경쟁 시대에 돌입한다.

ATS 출범 전후 거래시간 변화[금융위 제공]

미국 거래시스템인 전장(Pre마켓)과 후장(After마켓) 개념을 도입, 거래 시간도 현재 6.5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난다. 경쟁 체제 도입에 따른 수수료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한국거래소, 넥스트레이드 등 유관기관과 'ATS 운영방안 세미나'를 열고 향후 거래시스템 세부 운영 방침을 밝혔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작년 7월 넥스트레이드가 ATS 예비인가를 받으면서 대체거래소 제도 도입 이후 10여년 만에 해외 주요국처럼 본격적인 증시 인프라 경쟁이 시작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ATS 도입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거래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으로 늘어나는 점이다. 기존 거래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6.5시간이었다. 내년 ATS 출범 시기에 맞춰 넥스트레이드와 한국거래소 공히 거래시간이 12시간으로 늘게 된다. 기존 정규시간에 프리마켓(오전 8시~오전 8시 50분)과 애프터 마켓(오후 3시30분~오후 8시)이 더해진 결과다.

거래시간 증가에 따라 일과시간에 본업으로 투자 기회가 적은 직장인들이 투자에 더 나설 거라는게 금융당국 기대다. 당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재차 강조하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잘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거래소의 시가 예상체결가 표출 시간과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도 변경된다.

호가를 접수한 뒤 하나의 가격으로 동시에 체결하는 단일가 매매와 가격이 합치되는 즉시 매매체결이 이뤄지는 접속매매 차이를 활용한 시세조종 방지 목적이다.

시가 단일가 매매 시간은 현행과 같은 오전 8시 30분~오전 9시다. 다만 예상체결가 표출 시간을 10분간(오전 8시 50분~오후 9시)으로 단축한다. 해당 10분간 넥스트레이드는 일시적으로 거래를 멈춘다.

한국거래소의 종가 단일가 매매는 5분간(오후 3시 25분~오후 3시 30분)으로 단축하고, 역시 이 시간 동안 넥스트레이드 거래는 중단된다.

호가 종류도 다양해진다.

현재 국내 증시 호가는 시장가와 4가지 지정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 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 지정가 호가'가 신설된다. 투자자들의 거래 전략 다변화가 예상된다.

경쟁 거래소의 출현으로 수수료 인하 효과가 얼마나 될 지도 관심사다.

넥스트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보다 매매체결 수수료를 20~40% 수준 인하할 예정이다. 기존 시스템에 익숙한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당근’이다.

금융당국도 바빠진다. 그간 유명무실했던 ‘최선집행의무’ 이행 여부 감독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조만간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을 확정·제시하고 증권사는 이에 따른 시스템을 마련해 투자자 주문을 자동으로 집행하게 된다.

개인투자자들에게 민감한 공매도 관리·감독도 일관되게 이뤄진다.

넥스트레이드에서도 공매도 주문 표시,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제도 등은 동일하게 적용되며, 공매도로 인한 직접적 가격 하락을 방지하는 업틱룰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각각의 직전체결가를 기준으로 운영된다. 업틱룰이란 기관의 무분별한 공매도 방지를 위해 공매도를 시행할 때 직전 체결가격 이상으로만 매도 호가를 내도록 한 규정이다.

넥스트레이드 정규시간에만 공매도를 허용하고, 유동성이 낮아 가격 변동성이 클 위험이 있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된다.

1일 가격 변동폭은 종전과 같이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0%이며 서킷브레이커, 사이드카 등 시장안정장치도 그대로 유지된다.

금융당국은 ATS 도입에 따라 법규를 개정, 투자자 수요와 관심이 큰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도 ATS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허용 예정이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

저작권자 ⓒ 힐링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