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두 달째…환자들 고통 심화

힐링경제 승인 2024.04.18 10:10 의견 0

지난 2월 16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의 페이스북 글로 시작된 의료계의 '대혼란'은 두 달째 끊이지 않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병원 이탈로 의료 현장은 공백 상태에 빠졌고, 환자들은 '각자도생' 상황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사직서 제출하는 고대병원 교수들 [자료사진=연합뉴스]

2022년 국정감사 이후 1년 반 가량 의료계와의 대화를 거쳐 정부는 27년 만에 의대 입학 정원을 3천58명에서 5천58명으로 늘리는 '의대 2천명 증원'을 발표했다.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여론과 야당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의료계는 예상치 못한 강력한 반발을 보였다.

의료계는 단순한 진료 거부를 넘어, 집단 사직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예외 없이 전면적으로 실시된 집단 사직으로 인해 수련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은 혼란에 빠졌다.

전공의들은 의료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그들의 자리가 비워지면서 병원들은 외래 진료와 입원 환자를 절반 가량 줄이고 응급실 진료까지 일부 제한해야 했다.

의대 증원에 대한 반발은 의대생들에게까지 확산되었다. 1만5천여 명의 의대생들이 '휴학'이라는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로 인해 의료 체계의 민낯이 드러났다.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문제점과 대형 병원 쏠림 현상에 대한 반성이 일어났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환자들은 더욱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까 걱정하는 환자들의 불안감은 커져갔고, 응급실 찾아 헤매는 환자들 중에는 안타깝게도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발생했다.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가 면담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무산되었다. 총선 후에도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은 해결되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다.

총선을 전후해 정부와 야당은 의료계뿐 아니라 국민도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의료계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료계는 정부와의 '일대일' 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사회적 협의체에 대한 참여를 꺼려하고 있다.

현재 정부와 의료계는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있지만, 의료계는 '일대일 대화'를 요구하며 협조적이지 않다.

이달 말에는 각 대학이 내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하고, 의대 교수들은 무더기로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의대 증원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환자들은 '국민의 생명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양측의 대화와 타협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양측은 고집만 부딪히고 있으며, 의료 공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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