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사측의 인력 감축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이달 22일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15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공사는 대화와 협상보다 대결과 제압을 선택한다면 부득이 11월 22일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특히 정년퇴직 인력에 따른 현장 안전 공백을 우려해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공사 단체협약은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결원을 충원하도록, 신규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공사는 법과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것임을 알면서도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사측의 인력 감축안이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려온 사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기본적으로 막대한 누적 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26년까지 2천212명을 감축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노조는 나홀로 근무 방지를 위한 2인1조 보장 인력(232명), 수탁업무 인력(360명), 정년퇴직 인력(276명) 등 총 868명을 더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이 제시한 660명 신규채용 안에는 정년퇴직으로 발생하는 결원에 대한 대책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아울러 차량관리소 업무 자회사 위탁, 1∼4호선 구내 운전 업무와 특수차 운전 자회사 이관, 궤도 유지·보수 외주 위탁 등 '안전 업무의 외주화'에 반대하고 있다.
명 위원장은 사측이 추진하는 비핵심직군 외주화 계획과 관련 "전체 직원을 다 외주화해도 적자 문제는 해소 안 된다. 적자 원인은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와 공사가 외주화하려는 업무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더 적은 인원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 안전사고가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정년퇴직을 통한 정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퇴직 인원이 발생하면 단계적 업무 재설계 등을 통해 정원을 '자연 조정'해 나간다는 것이다.
명 위원장은 "공사가 진정성 있게 대책을 내놓으라는 절실한 심정으로 이틀간 경고 파업을 했지만 여전히 대안이나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며 "서울시와 사측이 대화와 협상보다 대결과 제압을 선택한다면 부득이 11월 22일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언제든지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교섭할 준비가 돼 있다"며 "서울시와 공사의 진지한 입장 변화 거듭 촉구하며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한다"고 협상의 여지를 뒀다.
이번 2차 파업도 현실화할 경우 공사 3개 노조 가운데 가장 조합원이 많은 민주노총 서울교통공사노조만 참여하게 된다.
함께 사측과의 교섭에 참여했던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경고 파업에 불참한 데 이어 2차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해 공사와 교섭단의 협상 결과에 따라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는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이 없어 파업에 참여할 수 없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
저작권자 ⓒ 힐링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