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영주 부석사 안양루·범종각 보물된다

문화재청, 안동권씨 종택 정자 '봉화 청암정' 등 3건 지정 예고
사도세자 태실 그린 '태봉도', '영천 인종대왕 태실' 등 보물 지정

힐링경제 승인 2022.08.26 14:38 의견 0
영주 부석사 안양루 전경 [자료사진=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가운데 한 곳인 경북 영주 부석사의 문루(門樓·문 위에 세운 높은 다락) 등 주요 건축물이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영주 부석사 안양루(安養樓)와 범종각(梵鐘閣), 봉화 청암정(靑巖亭) 등 3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하겠다고 26일 예고했다.

부석사는 통일 신라 시대 의상대사가 당나라 유학에서 돌아온 뒤 처음 지은 절이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 선생이 자신의 저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서 극찬한 고려 시대 건축물인 무량수전(無量壽殿)이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안양루에서 올려다보는 무량수전 풍경은 한국 건축의 백미로 꼽힌다.

안양루는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중층 문루로, 16세기 사찰 문루 건축을 대표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1600년대 작성된 옛 문헌에는 강운각(羌雲閣)이라는 단층 건물이 화재로 소실된 이후, 1576년 그 자리에 현재의 안양루를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안양루는 방향을 살짝 틀어 부석사 내 건물 배치 흐름을 바꿈으로써 무량수전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한 점, 대들보 구성 등에 조선 중기 또는 그 이전에 사용한 오랜 기법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보물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문화재청은 판단한다.

영주 부석사 범종각 전경 [자료사진=연합뉴스]

'범종루'로도 불리는 범종각은 18세기 중엽을 대표하는 종각(큰 종을 달아 두는 누각) 건축물이다.

일부 문헌에는 범종각이 '종루'(鍾樓), '종각'(鐘閣) 등으로 표기돼 있으나 1746년에 작성된 '부석사 종각 중수기'에는 그해 화재로 소실됐고 이듬해 고쳐 지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내부에 쇠 종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지만 19세기 이후 해당 범종의 소재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범종각의 경우, 사찰 좌우에 종각을 배치하는 일반적인 형식을 벗어나고, 지붕의 포와 포 사이에 놓여 무게를 받치는 부재인 '화반'을 화려하게 장식한 점 등에서 보물로 지정할 만하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봉화 청암정 전경 [자료사진=연합뉴스]

함께 지정 예고된 봉화 청암정은 안동 권씨 충재종택 경역에 있는 정자이다.

인근 석천계곡의 석천정(石泉亭) 등과 함께 명승으로 지정돼 있으며 '청암정기'(靑巖亭記) 등 옛 문헌에는 1526년 충재 권벌(1478∼1548)이 살림집 서쪽에 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16세기 사대부들은 관직에서 물러난 뒤 책을 읽고 학문에 정진하기 위한 개인 거처를 집 주변이나 경치 좋은 곳에 정자 형태로 지었는데, 청암정은 이런 사대부 주거 문화를 선도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또, 안동 권씨 가문과 인근 지역의 크고 작은 일을 논하는 회합의 장소로도 쓰였다.

문화재청은 "경상도 일원에 분포하는 '정(丁)'자형 평면을 가진 정자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됐고, 창문 등 주요 구조가 17세기 이전 특징을 지녀 역사·예술·학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 3건의 보물 지정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사도세자, 순조, 헌종의 태봉도 [자료사진=연합뉴스]

문화재청은 사도세자(1735∼1762·후에 장조로 추존)와 순조(1790∼1834), 헌종(1827∼1849)의 태실(胎室)을 묘사한 '태봉도'(胎封圖) 3점을 포함해 문화재 총 7건을 보물로 지정했다.

태실은 태아를 둘러싼 조직인 태를 봉안해 항아리에 보관한 시설로 삼국시대부터 이어진 장태(藏胎·태를 묻음) 문화와 의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여겨진다.

영천 인종대왕 태실 [자료사진=연합뉴스]

인종(1515∼1545)의 태실로 규모가 크고 설치 과정과 내력을 알 수 있는 기록이 전해져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영천 인종대왕 태실'도 이번에 보물로 지정됐다.

이 밖에 고려 후기 혹은 조선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인 '건칠보살좌상'을 비롯해 '금동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 '묘법연화경' 등도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해당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건칠보살좌상, 금동아미타여래삼존상, 묘법연화경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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