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8월 기준금리 0.25%p↑ 유력"

한은 "물가 당분간 6%대, 2∼3개월 후 안정…물가 흐름, 예상에 부합"

물가 오름세 심리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 기조 유지 전망

"유가 급등 등으로 물가가 예상 기조에서 벗어나면 빅스텝 배제못해"

힐링경제 승인 2022.08.02 13:22 의견 0

경제 주체들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 심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까지 두 달 연속 6%대로 확인되면서, 오는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 물가 흐름이 "6%를 넘은 뒤 2∼3개월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한은의 전망에서 벗어나지 않은 만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5.4%) 5%대에서 한 달 만에 6.0%(6월)까지 치솟은 뒤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했다.

물가 관리를 제 1목표로 삼는 한은 입장에선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에 제출한 업무현황 보고서에서도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 수준(4.5%)을 상당 폭 상회하고, 올해 경제 성장률은 전망 수준(2.7%)을 소폭 하회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는 물가 리스크(위험)가 더 크고,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그래픽] 기대인플레이션율 추이 [자료사진=연합뉴스]

당장의 높은 물가 상승률도 문제지만, 한은이 더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경제 주체들의 기대가 갈수록 커지는 점이다.

한은의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6월(3.9%)보다 0.8%포인트(p)나 더 올랐다.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일 뿐 아니라, 상승 폭도 2개월 연속 최대 기록을 세웠다.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강해지면, 경제 주체들이 오른 물가 눈높이에 맞춰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줄줄이 인상해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우려가 있다.

임금 인상 압력도 커지고, 임금이 오르면 상승률을 고려해 가격도 또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한 단계 높아진 물가가 내려가지 않고 굳어질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전날 국회 기재위에서 "물가 오름세를 잡지 못하면 국민의 실질소득이 더 떨어지고, 뒤에 (물가 상승세를) 잡으려면 더 큰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금리를 통해서라도 물가 오름세 심리를 꺾는 것이 거시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물가 (상승률) 수준이 2∼3%면 국민이 물가 상승을 못 느끼고 경제활동을 하지만 6∼7%가 되면 (상승세가) 가속된다"며 "6%를 넘으면 훨씬 더 큰 비용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거시적 측면에서는 물가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물가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태도 이달 25일 열릴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한국(2.25%)보다 높아졌다.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격차를 좁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환율 변화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처럼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한은은 '2개월 연속 빅 스텝'보다는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이 총재가 통화정책의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안내 지침)' 차원에서 이미 여러 차례 0.25%포인트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전날 국회에서도 다시 "유가 등 해외 요인에 변화가 없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 (상승세가) 2∼3개월 지속된 뒤 조금씩 안정될 것으로 본다"며 "(이 기조가 유지되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서민·기업의 이자 부담과 소비 위축,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총재도 추가 빅 스텝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다.

그는 "물가가 예상했던 기조에서 벗어나면, 금리 인상의 폭과 크기를 그때 가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 빅 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베이비 스텝과 빅 스텝을 가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는 국제 유가가 꼽힌다.

이 총재는 "예상한 기조대로 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할 수 있을지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아마도 유가 수준이 될 것 같다"며 "10월 이후에 유가가 크게 오른다면 예상 밖으로 물가가 더 올라가고, (통화) 정책 기조도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현재까지는 소비자물가가 한은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7월 소비자물가 발표 직후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연 뒤 "7월 상승률(6.3%)이 6월(6.0%)에 이어 6%대를 나타냈는데, 이는 지난달 금통위 회의 당시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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