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며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번 발사는 민간 기업이 주도한 최초의 사례로,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전환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누리호가 계획된 궤도에 탑재위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으며, 주탑재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의 신호 수신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해 제작과 조립을 총괄했으며, 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발사 운용을 담당해 민관 공동 발사 체계가 구축됐다. 배 부총리는 “대한민국이 독자적 우주 수송 능력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민간 중심 우주산업 생태계로의 전환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누리호는 지구 오로라 관측을 위해 처음으로 야간 발사됐다. 발사 과정에서 센서 이상으로 18분 지연됐으나, 발사 가능 시한 1분을 남기고 이륙에 성공했다. 이후 비행은 정상적으로 진행돼 122초경 1단 분리, 230초경 페어링 분리, 263초경 2단 분리 및 3단 점화가 이루어졌다. 741초경 고도 600.5km에 도달한 뒤, 790초경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분리됐고 이어 12기의 큐브위성도 순차적으로 분리되며 임무를 완수했다. 위성 분리 고도는 601.3km로 성공 기준 범위를 충족했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엔진 성능이 설계값보다 높아 발사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는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 첫 교신을 통해 태양전지판 전개 등 정상 상태를 확인했다. 부탑재위성 12기도 순차적으로 교신할 예정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정부는 2027년까지 누리호를 두 차례 더 발사하고,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2028년 7차 발사 예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8차 발사 이후에는 매년 1회 이상 발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민간 참여 확대를 위해 발사 수요를 보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2년 6개월의 공백으로 산업 생태계 유지가 쉽지 않았지만 협력업체들이 잘 극복했다”며 “독자 발사체 확보가 우주산업 발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리호와 차세대 발사체를 통해 상업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발사 능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오늘의 성공을 밑거름 삼아 차세대 발사체 개발, 달 탐사, 심우주 탐사 등 세계 5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발사는 한국 우주산업이 민간 중심으로 본격 전환되는 역사적 계기로 평가된다.
[힐링경제=차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