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현 신임 대검차장 첫 출근 [자료사진=연합뉴스]
노만석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의 후임으로 임명된 구자현 신임 대검 차장이 17일 검찰총장 직무대행으로서 첫 정식 업무에 들어갔다.
구 대행은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첫 공식 출근했다. 그는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에 대한 정부의 징계 추진 등 현안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출근길에 대기하고 있던 직원과 취재진을 향해 좌우로 허리를 숙여 세 차례 인사를 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조직이 어수선한 가운데 민감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첫 공식 출근길부터 논쟁적 사안에 대한 답변보다는 조용한 출근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차분하고 신중한 로키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구 대행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 끝에 사퇴한 노 전 대행의 퇴임 당일인 14일 원포인트 인사로 서울고등검찰청장에서 대검 차장으로 보임됐다. 그는 항소 포기 사태로 촉발된 내부 반발을 다독이며 조직 안정화를 꾀하는 동시에, 정부와 여당에서 추진 중인 검찰 개혁 기조에 발맞춰 협조를 끌어내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게 됐다.
앞서 구 대행은 14일 서울고검 청사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검찰 조직이 안정화되고 맡은 본연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데 최우선 가치를 두겠다"며 "검찰이 안정화되고 자기 일들을 성실히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주말인 15일에도 업무 파악을 위해 출근해 참모진인 대검 부장들과 면담을 갖고 주요 사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사법연수원 29기 출신인 구 대행은 대검찰청, 법무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모두 거치는 등 검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 중앙지검 3차장을 지냈고,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했다.
차분하고 신중한 스타일에 일처리를 꼼꼼히 한다는 평가를 받는 구 대행은 대표적 기획통으로 꼽힌다. 수사와 기획, 공보 등을 두루 경험했으며, 문재인 정부 초기에 법무부 탈검찰화를 논의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직속 법무·검찰개혁단장을 역임해 검찰 개혁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구 대행이 보완수사권 존치 등 세부 쟁점에서 내부 의견을 토대로 당정을 설득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직 안정화와 개혁 협조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만큼, 그의 향후 행보에 검찰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