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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및 가계대출 규제와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10·15 추가 규제 직전까지 주택거래가 증가한데다 국내외 주식 투자 수요 등으로 신용대출도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9월 말보다 3조5천억원 많은 1천173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 6월 6조2천억원에서 6·27 대책 영향으로 9월 1조9천억원까지 떨어졌다가 10월에는 3조5천억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934조8천억원)이 2조1천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8조원)도 1조4천억원 증가했다. 다만 주담대 중 전세자금 대출은 3천억원 감소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전세자금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7∼8월 주택거래 둔화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타 대출은 국내외 주식투자 확대, 10·15 대책을 앞둔 주택거래 선수요, 장기 추석 연휴에 따른 자금 수요 등이 맞물려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4조8천억원 늘었다. 증가 폭이 전월(1조1천억원)의 4배 이상으로, 8월(4조7천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은행에서 3조5천억원 늘었고, 9월 8천억원 감소했던 2금융권 가계대출도 1조3천억원 증가하며 한 달 만에 다시 늘어났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사이 3조2천억원 증가했다. 다만 증가액은 9월(3조5천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9월 2조4천억원 급감했던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지난달 1조6천억원 급증했다.
박 차장은 부동산 및 가계대출 전망과 관련해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가격 둔화세가 더디고 일부 비규제 지역에서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거래량도 10·15 대책 이후 크게 줄었으나 대체로 시장 규제 직후에는 관망세를 보이는 만큼 실거래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11월 전망과 관련해서는 "9월과 10월 늘어난 주택 거래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신용대출의 경우 투자 자금 수요를 예단하기 어려워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은행의 10월 기업 대출은 5조9천억원(잔액 1천366조원) 늘어났다. 증가 폭이 9월(5조3천억원)보다 커졌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2천억원, 5조7천억원 증가했다.
박 차장은 "주요 은행의 대출 영업,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에 중소기업 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며 "대기업 대출의 경우 운전자금 수요 감소, 대체 조달 수단 활용 등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수신(예금)의 경우 지난달 예금은행에서 22조9천억원이 빠져나갔다. 수시입출식예금이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 예치된 법인자금 유출,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39조3천억원이나 감소했다.
반대로 정기예금의 경우 가계 자금이 일부 유출됐지만 일부 은행의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한 예금 유치 등으로 13조6천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주식형펀드(22조원)와 머니마켓펀드(MMF·16조2천억원)를 중심으로 50조6천억원 증가했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