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용게시판 살펴보는 구직자들 [자료사진=연합뉴스]
제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고용시장의 냉각이 지속되면서 구직자 한 명당 구할 수 있는 일자리 수가 10월 기준 0.42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0월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고용서비스 통합플랫폼 '고용24'를 통한 10월 신규 구인 인원은 14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만4천명이 감소한 수치로, 감소율은 19.2%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신규 구직 인원은 33만5천명으로, 전년보다 2만4천명 줄어 6.6%의 감소율을 보였다.
구직자 감소보다 구인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은 10월 추석 명절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명절 기간에 구직자들은 간헐적으로나마 구직활동을 이어가지만, 구인기업들은 사실상 채용 활동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인·구직 현황을 반영한 구인 배수는 0.42를 기록했다. 구인 배수는 구직자 1인당 구할 수 있는 일자리 수를 의미하며, 전년 동월의 0.49보다 낮은 수준이다. 10월 기준으로는 1998년 10월의 0.1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0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천568만7천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19만7천명이 증가해 1.3%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서비스업 가입자는 1천94만7천명으로 전년보다 22만7천명 늘어나며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보건복지업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서비스 산업에서 가입자가 증가했으며, 특히 숙박음식업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안정적인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과 건설업에서는 감소세가 이어지며 업종 간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제조업 가입자는 384만4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4천명 감소했다.
이는 5개월 연속 감소세에 해당한다. 자동차 산업의 증가 폭이 둔화되고 금속가공 및 기계장비 분야의 감소 폭이 확대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천경기 과장은 "최근 자동차 제조업의 수출이 감소하고 산업생산이 둔화되면서 부산과 경남 지역의 자동차 제조 기업들이 고용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분석했다.
건설업 가입자는 74만7천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만7천명 줄어들며 2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계의 지속적인 불황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별로는 남성 가입자가 860만5천명으로 전년 대비 4만7천명 증가했고, 여성 가입자는 708만2천명으로 15만1천명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8만명, 50대가 4만3천명, 60세 이상이 18만6천명 증가한 반면, 29세 이하는 9만명, 40대는 2만2천명 감소했다.
청년층과 40대의 감소는 인구 감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10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7만5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5천명 줄어 16.2%의 감소율을 보였다.
구직급여 수급자는 57만6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2천명 감소했다.
그러나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492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486억원 증가해 4.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구직급여는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9개월 연속 월 1조원을 초과했는데, 이는 역대 최장 기간이다. 올해 누적 지급액은 10조6천795억원에 달한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11월에는 월 지급액이 1조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천경기 과장은 "10월에 명절 요인으로 인해 일부 수급자들이 구직급여를 11월 지급분까지 두 번 받게 된 사례가 있었다"며 "11월에는 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원 이상을 기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