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용 전 국교위원장 [자료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건네고 공직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6일 중기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이날 오전 9시 31분께 휠체어를 타고 출석한 이 전 위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금거북이 등을 건넨 이유가 뭐냐", "공직 임용 청탁 목적의 선물이었냐"고 묻자 이 전 위원장은 아무런 대답 없이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 전 위원장이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을 수사해온 특검팀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달 13일과 20일 참고인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발목 골절에 따른 수술 등 건강상 이유를 들어 모두 불출석했다.

현재 그는 참고인 신분이지만,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에게 건넨 금품의 대가성이 밝혀질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정권 초기 김 여사 측에 금거북이 등을 건네고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앞서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이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당선 축하 편지를 발견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위원장이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데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임명되기 두 달 전, 김 여사와 연결고리로 지목된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 정모씨에게 "잘 말해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와 함께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기술한 문서를 보낸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특검팀은 국가교육위원장 재직 당시 비서로 일했던 박모씨 등을 조사해 이 전 위원장이 조선 후기 문인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인 세한도 복제품을 김 여사에게 건넨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번 조사에서 해당 선물이 국가교육위원장 임명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전달된 것인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역사학자인 이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한 경력이 있으며, 2022년 9월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지명됐다.

당시 교육계에서는 친일 인사를 옹호하는 등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그가 중장기 국가 교육 시스템을 설계하는 직책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전 위원장은 2023년 10월께 김 여사가 일반인이 입장할 수 없는 휴궁일에 경복궁 경회루를 방문했을 당시 동행하기도 했다. 이는 김 여사가 국가 유산을 사적으로 이용한 사례 가운데 하나로 지적받으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김 여사는 지난해 9월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는 종묘 망묘루에서 외부인과 차담회를 한 사실도 드러나 특검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을 상대로 경회루 동행 경위 등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힐링경제=홍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