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의 경상수지가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수출품의 강세에 힘입어 29개월째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대외 거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경상수지는 134억7천만 달러(약 19조4천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인 8월의 91억5천만 달러보다 43억2천만 달러 증가한 수치이며, 작년 같은 달의 112억9천만 달러와 비교해도 21억8천만 달러 늘어난 것이다.
월간 흑자 규모로는 역대 2위에 해당하며, 9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연속 흑자 기간도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827억7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72억3천만 달러보다 약 23% 증가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 흑자는 142억4천만 달러를 기록해 역대 9월 중 2017년(145억2천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보였다.
수출은 672억7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9.6% 증가했으며, 8월의 564억4천만 달러와 비교해도 63억 달러 이상 늘어났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가 22.1% 증가하며 수출 증가를 주도했고, 승용차(14.0%), 화학공업제품(10.4%), 기계류 정밀기기(10.3%), 무선통신기기(5.3%) 등도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컴퓨터 주변기기는 13.5%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21.9%), 유럽연합(19.3%), 일본(3.2%) 등에서 호조를 보였으나, 미국으로의 수출은 1.4%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수입은 530억2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507억3천만 달러)보다 4.5% 증가했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원유(-13.3%)와 석유제품(-9.8%) 수입이 줄었지만, 화학공업제품(10.2%)과 가스(2.4%) 등을 포함한 원자재 수입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반면 국내 소비 회복과 영업일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정보통신기기(29.9%), 수송장비(24.4%), 반도체 제조장비(11.6%) 등 자본재 수입이 12.2% 늘었으며, 승용차(36.3%) 등 소비재 증가율도 22.1%에 달했다.
서비스수지는 33억2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21억2천만달러)과 작년 9월(-21억 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진 것이다.
세부적으로 여행수지 적자는 9억1천만 달러로 8월의 10억7천만 달러보다 소폭 줄었으나, 운송수지는 1억2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또한 사용료 수입 감소로 지식재산권 사용료수지 적자 폭도 8억5천만 달러로 8월(-6천만 달러)보다 크게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29억6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8월(20억7천만 달러)보다 약 9억 달러 늘어나며 9월 기준 역대 2위를 달성했다. 특히 8월의 계절적 분기 배당 지급 요인이 해소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 폭이 15억8천만 달러에서 23억6천만 달러로 확대된 것이 주요 요인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9월 중 129억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56억6천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18억 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11억9천만 달러 증가했으며, 외국인의 국내 투자 역시 주식과 채권에 고르게 분산되며 90억8천만 달러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이번 통계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의 대외 거래가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