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자료사진=연합뉴스]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유예하고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미국은 중국에 부과해온 관세를 10%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직후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진행한 약식 기자회견에서 "희토류는 전부 해결됐다"면서 "그 장애물은 이제 없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으며, 이후 유예를 매년 연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담에 참석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는 "우리는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수출통제에 집중했으며 중국은 희토류 공급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희토류는 태양광 패널부터 스마트폰, 무기까지 전자제품에 필수적인 광물로 전세계 물량의 90% 정도를 중국에서 가공한다.

미국은 중국이 최근 발표한 희토류 수출통제 정책에 강하게 반발해왔으며,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 전구물질 등을 차단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에 부과해온 이른바 펜타닐 관세를 종전 20%에서 10%로 낮췄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중국이 펜타닐 차단에 협력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징벌적 성격의 20% 관세를 부과해왔다.

펜타닐 관세가 10%로 감소하면 미국의 대중국 평균 관세율은 50%에서 40%로 내려가게 된다. 이는 중국이 우회 수출로 활용하던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미중 무역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중국이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을 즉시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농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양국 정상은 추가 회담 일정도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그 이후에는 시진핑 주석이 플로리다주 팜비치나 워싱턴DC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중순 만료되는 미중 간 초고율 관세 유예 기간의 재연장 문제에 합의했는지 여부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올해 5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합의된 관세 유예가 연장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년 만에 이뤄진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 대해 "멋진 회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한 뒤 "우리는 거의 모든 것에서 매우 수용가능한 형태로 합의를 했다"며 "많은 결정이 이뤄졌고 남은 것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미중 무역전쟁의 일부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양국 간 기술 경쟁과 공급망 재편 등 구조적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어 장기적인 관계 개선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