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자료사진=연합뉴스]

올해 안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1.25%포인트(p)까지 좁혀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는 반면, 한국은 부동산 시장 과열과 금융안정 우려로 당분간 금리 동결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 뉴욕사무소는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투자은행들은 대체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연내 2회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4.00∼4.25% 수준이다. 금융권 전망대로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2회에 걸쳐 총 0.50%p를 추가 인하하면 3.50∼3.75%가 된다.

보고서는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보다 노동 시장 악화 우려가 더욱 부각됐다"며 "투자은행들이 내년 3분기까지 2∼3회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는 내년 9월 말에는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최대 1.25%p 낮은 2.75∼3.00%까지 비교적 가파르게 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투자은행별 전망을 보면, 모건스탠리, 노무라, TD 등은 올해 2회, 내년 3회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바클리, 씨티,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등은 올해와 내년 각각 2회 인하를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1회, 내년 3회를, JP모건은 올해 2회, 내년 1회를, 도이치뱅크는 올해 2회를 각각 예측했다.

각 투자은행의 전망은 모두 한 번에 0.25%p 수준의 점진적 인하를 전제로 한 것이며, 0.50%p를 한 번에 내리는 '빅컷'은 가정하지 않았다.

반면 시장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내 추가 인하 없이 2.50%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위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등 금융안정 불확실성까지 겹친 점을 고려한 분석이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4일 보고서에서 "10월 기준금리 2.50% 동결과 당분간 동결 기조 전개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런 기조가 최소 내년 1분기까지 유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부동산 대책 효과 확인까지는 최소 1∼2개월의 시간이 필요해 11월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소 촉박하다"며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아도 부동산 경기 대응이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에 연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크게 본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10월 전망 보고서에서 "한은은 수도권 주택 가격과 관련한 금융안정 필요성을 고려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건설과 수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기업 대출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어 통화 완화 기조는 유지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미국이 연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하고 한국이 동결을 유지하면, 양국 금리 격차는 현재 1.75%p에서 연말 1.25%p로 축소된다.

이는 지난 2023년 2월 1.25%p에서 3월 1.50%p로 금리 격차가 확대된 후 2년 9개월 만(올해 연말 기준)에 격차가 최소로 줄어드는 것이다.

한미 금리 격차 축소는 원화 강세 압력과 자본 유출 완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