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 쌓여 있는 평택항 [자료사진=연합뉴스]
10월 초순 우리나라 수출액이 긴 추석 연휴와 미국 관세 등의 영향으로 작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증가했지만, 대미 수출은 일평균 기준으로도 상당폭 줄어들며 우려를 낳고 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130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2% 감소했다. 이는 올해 추석 연휴가 길어지면서 조업일수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달 1~10일 조업일수는 3.5일로 작년 5.5일보다 2일 적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3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해 실질적인 수출 흐름은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목할 점은 대미 수출 감소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월간 수출은 12.7% 증가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고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미 수출은 1.4% 감소했다.
이달 1~10일 대미 수출은 43.4% 급감하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으로 계산해도 대미 수출은 11.1% 줄어 미국 관세의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유럽연합(EU) 수출도 44.0% 감소했으며, 중국은 19.1%, 베트남은 19.0% 각각 줄었다. 반면 대만 수출은 200.4%, 홍콩 수출은 5.2% 증가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47.0% 증가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석유제품 수출도 6.2% 늘었다.
반면 선박은 12.9%, 철강제품은 31.2%, 승용차는 51.8%, 무선통신기기는 28.9%, 자동차 부품은 49.1% 각각 감소하며 제조업 전반의 수출 부진을 드러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3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8%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1.4%, 대만에서 0.6%, 호주에서 18.0% 증가했다. 반면 중국은 34.5%, 미국은 27.7%, 유럽연합은 40.4% 각각 줄었다.
품목별로는 원유 수입이 22.2%, 석탄 수입이 17.8% 증가했다. 반도체는 20.0%, 석유제품은 6.4%, 가스는 29.1%, 기계류는 32.9% 각각 감소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이달 초순 무역수지는 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10월 초순 수출 감소가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면서도, 일평균 기준으로도 대미 수출이 감소한 점은 미국 관세의 실질적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향후 수출 흐름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