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연방정부 셧다운에 문 닫은 워싱턴기념탑 [자료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가 건강보험 보조금 문제를 둘러싼 의회의 예산안 처리 실패로 셧다운에 들어간 1일(현지시간), 전국 각지의 공공기관과 관광명소들이 문을 닫으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시작됐다.
셧다운 첫날인 만큼 여파가 크지는 않았지만, 주말을 지나 오는 6일 이후부터는 그 파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도 워싱턴DC에서는 워싱턴기념탑과 국립기록보관소, 국립식물원, 의회 도서관 및 방문자센터 등 주요 시설들이 이날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워싱턴기념탑은 건물에 부착한 공지문을 통해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문을 닫는다"며 "불편함을 초래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의회도서관도 건물 밖 안내문에서 "연방정부의 일시적 셧다운으로 재정 지원이 끊김에 따라 의회도서관의 모든 건물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폐쇄된다"고 안내했다.
국립자연사박물관과 국립항공우주박물관 등 스미소니언 재단 산하 워싱턴DC 내 박물관들은 이날 정상 운영됐다.
스미소니언 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재단의 박물관, 연구소, 국립동물원은 오늘 개방하며 적어도 10월 6일 월요일까지는 계속 열 것"이라고 공지했다. 다만 다음 주 이후의 개방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 규모 박물관 재단인 스미소니언 재단은 워싱턴DC를 중심으로 박물관 21개, 교육 및 연구 센터 14개, 국립동물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방정부 보조금과 민간 기부금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미국 전역의 국립공원들은 문을 열었으나, 일부 공원은 최소 인력만 유지하면서 내부 시설 운영이 중단돼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메인주 아카디아 국립공원, 조지아주 마틴 루터 킹 국립역사공원 등은 관광객에게 개방됐지만 방문자센터나 화장실 등의 운영이 중단됐다.
이번 셧다운으로 국방과 치안 등 필수 분야 담당 공무원들은 업무를 계속하지만, 비필수 분야 공무원들은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업무를 계속하는 공무원들은 셧다운 종료 후 급여를 소급해서 받게 된다.
미 의회예산처는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약 75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 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체 연방 공무원 약 210만 명 중 35%에 해당하는 규모다.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각종 공공시설의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폐쇄되는 시설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공항에서의 대기 시간 증가, 국립공원의 시설 폐쇄, 관광 수입의 상당한 손실이 초래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상원은 이날 공화당과 민주당의 임시예산안 표결 처리를 시도했으나 전날에 이어 또다시 부결됐다.
공공의료보험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을 둘러싼 양당의 이견이 원인이다. 이르면 오는 3일로 예상되는 재표결 때까지 셧다운 사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워싱턴DC의 일부 레스토랑들은 '셧다운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할인 메뉴를 내놓았다. 이는 급여를 받지 못해 경제적 부담이 커진 워싱턴DC 연방정부 공무원들을 주로 겨냥한 마케팅으로 풀이된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