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요금 인하 효과에…8월 생산자물가 0.1% 하락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대규모 통신요금 인하 조치가 전체 물가지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12(2020년=100)를 기록하여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이는 6월과 7월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인 후 3개월 만에 하락으로 전환된 것이다.

6월에는 0.1%, 7월에는 0.4% 상승했던 지수가 8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SK텔레콤의 특별한 조치가 있었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로 인한 대규모 가입자 이탈 사태에 대응하여 8월 한 달간 2천만 명이 넘는 전체 가입자의 통신요금을 50% 감면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이동통신서비스 가격이 26.2% 급락하면서 전체 생산자물가지수를 크게 끌어내렸다.

한국은행 이문희 물가통계팀장은 "SK텔레콤이 8월 휴대전화 요금을 인하한 영향이 컸다"면서 "개별 품목 기여도를 정확하게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이동통신서비스 하락분이 총지수를 0.24%포인트 정도 하락시킨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만약 이동통신요금 인하가 없었다면 생산자물가 총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0.9% 정도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여, SK텔레콤의 요금 인하 조치가 전체 물가지수에 미친 영향의 크기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3.4% 상승했다. 이 중 농산물이 4.3%, 축산물이 2.8% 각각 올랐다. 특히 배추가 35.5%, 시금치가 30.7%, 조기가 45.2%의 큰 폭 상승을 보였고, 휴양콘도도 12.5% 상승했다.

공산품 부문은 전월 대비 보합세를 나타냈다. 석탄및석유제품이 1.1% 하락한 반면, 음식료품이 0.3% 상승하며 상쇄 효과를 보였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부문 역시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0.4% 하락했는데, 이는 정보통신및방송서비스가 3.4% 하락하고 사업지원서비스가 0.1% 내린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한편 수입품까지 포함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7월보다 0.2% 상승했다. 원재료가 1.2%, 중간재와 최종재가 각각 0.1% 올랐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포함한 8월 총산출물가지수도 0.1% 상승을 기록했다.

이번 통계는 개별 기업의 특별한 상황이 전체 물가지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SK텔레콤의 일회성 요금 인하 조치가 국가 전체 생산자물가 흐름을 바꾼 특이한 경우로 평가된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