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와 인터뷰하는 이재명 대통령 [자료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 간의 관세 및 투자 문제 해결을 위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22일(한국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간 현안을 "가능한 한 조속히 해결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참석을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한미 관계의 핵심 현안들에 대한 그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에 대한 상업적 타당성 보장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간 이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한미간)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문서화한 일본의 외환보유액 규모 등을 언급하며 "한국은 일본과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미간 투자 프로젝트의 상업적 실행 가능성에 대해 양국이 서면으로 논의했지만, 세부사항 조율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현재의 핵심 과제로, 이는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있기도 하다"며, 실무급 협의에서의 제안들이 상업적 타당성을 보장하지 못해 양국간 이견을 좁히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 대통령은 "우리는 이 불안정한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포기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혈맹 간에 최소한의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며 양국 관계에 대한 신뢰를 표현했다.
이달 초 미국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인 이민 단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가혹한" 처우에 한국 국민들이 분노했으며, 이로 인해 기업들이 대미투자에 대해 우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한미동맹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당시 단속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가 아닌 과도한 사법 당국의 판단에 따른 결과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나는 이것이 의도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했고, 우리는 이와 관련한 합리적인 조치를 모색하기로 합의했으며 그 방안에 대해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에 주둔 중인 2만8500명의 미군이 뒷받침하는 가운데 한국의 방위비 증액에 대한 한미간 의견 차이는 없다면서, 미국은 안보 문제와 무역 협상을 분리하길 원한다고 첨언했다.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해 북핵 동결이 "임시적 비상조치"로서 "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핵무기 제거 대신 당분간 핵무기 생산을 동결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밀착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평화적 공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주의 진영과 자본주의·민주주의 진영 간의 대립이 심화하고 있으며, 한국이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진영간 충돌의 최전선에 놓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미·일이 협력을 강화하고 북·중·러가 더 긴밀히 협력하는 경쟁과 긴장의 소용돌이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 상황은 한국에 매우 위험하고, 우리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한국의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견해를 공유한다면서도, 이 사안에 대해 단순한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년 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규탄받아야 한다는 점은 명백하며 전쟁은 가능한 한 빨리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간 관계는 단순하지 않다"며 "우리는 가능한 곳에서 협력할 방법을 찾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현지시간으로 뉴욕에 도착해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 3박5일간의 일정을 시작한다.
이번이 그의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참석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외교적 입장을 직접 피력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힐링경제=홍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