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 [자료사진=연합뉴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개월 만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국내 경기, 물가,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박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면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한 한국은행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 연준의 정책 변화가 국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16~17일(현지시각)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인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기존 4.25~4.50%에서 4.00~4.25%로 0.2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의 금리 인하로, 그간 지속되어 온 금리 동결 기조를 마감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국내 통화정책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미국의 고금리 기조로 인해 국내 금리 인하에 제약이 있었던 상황에서, 미 연준이 먼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함으로써 한국은행도 국내 경제 상황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박 부총재보는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연준 위원들의 정책금리 전망이 상당히 엇갈리고 있어 향후 미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FOMC 회의에서도 위원들 간 의견 차이가 드러났다.

대부분의 위원들은 0.25%포인트 인하에 투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스티븐 마이런 신임 연준 이사는 0.50%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더 큰 폭의 완화를 요구했다.

박 부총재보는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향후 미국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 주요국의 재정 건전성 우려 등 대외 위험 요인이 상존한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한국 경제에도 직간접적인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주요국의 재정 건전성 우려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발언은 한국은행이 미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국내 경제 상황뿐만 아니라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