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포기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 특검 인치 [자료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8일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발표했다.
특검팀은 전성배씨가 김건희 여사와 공모하여 2022년 4월부터 7월까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을 받고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 총 8천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기소된 김건희 여사는 전성배씨로부터 해당 금품을 전달받은 것으로 공소장에 명시되었다.
또한 전성배씨는 같은 기간 청탁과 알선을 대가로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며 윤씨로부터 3천만원을 추가로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수사 과정에서 전성배씨가 기업들을 상대로도 각종 청탁을 받고 수년간 브로커 역할을 하며 수억원의 뒷돈을 챙긴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전성배씨는 2022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로부터 세무조사, 형사고발 사건 무마 등에 대한 청탁과 알선 명목으로 34차례에 걸쳐 4천500만여원어치 금품과 이익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희림은 앞서 압구정3구역 재건축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건축설계 공모 지침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서울시에 고발당했으나, 이후 강동경찰서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희림이 사건 무마를 청탁한 형사 사건이 압구정3구역 사업 관련인지 묻는 질문에 "그것과 비슷하다"고 답했다.
희림은 과거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하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 용역을 맡아 수사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희림 측은 "세무조사 무마 등 어떠한 명목으로도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이번 사안에 희림의 임직원 및 법인은 어떠한 관여도 한 사실이 없으며, 희림의 공식적인 의사결정이나 활동과도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성배씨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콘텐츠 기업 콘랩컴퍼니의 사업 추진 관련 청탁과 알선 명목으로도 총 1억6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업은 2023년 경기 의왕시 백운호수 일대에 핀란드 대표 캐릭터 '무민'을 주제로 한 '의왕무민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었다.
특검 관계자는 "기업에서 바라는 결과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그런 과정에서 청탁이 김건희 여사를 통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공소장에 기재할 만큼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성배씨는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5월 박창욱 경북도의원(당시 후보자)으로부터 국민의힘 공천을 받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도 적용되었다.
특검팀은 지난달 15일 역삼동에 있는 전성배씨의 법당을 압수수색했으며, 18일 소환 조사 후 이튿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1일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전성배씨는 현재까지 6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전성배씨는 당초 혐의를 전면 부인해오다 최근 들어 태도 변화를 보여 일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현재까지 조사 내용을 토대로 전성배씨를 기소하는 한편, 향후 수사 경과에 따라 다른 혐의를 확인해 추가 기소할 가능성도 열어놓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전성배씨와 관련자들의 인사, 공천 개입 및 금품수수 의혹 등 나머지 수사 대상 사건과 공범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추가 수사 대상에는 전성배씨와 윤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포함되어 있다.
윤씨 공소장에는 김건희 여사가 2022년 11월 전성배씨를 통해 윤씨에게 이를 요청했다고 명시되었다.
특검은 앞서 국민의힘 당원명부를 확보하기 위해 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당측 반발로 무산되었다. 특검 관계자는 "압수수색영장 재청구 방침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창욱 도의원뿐 아니라 박현국 봉화군수와 박남서 전 영주시장도 전성배씨에게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도 수사선상에 오른 상황이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