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전 앞둔 손흥민 [자료사진=연합뉴스]

북중미 강호 미국과의 A매치를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이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배치하는 전술 실험을 진행하고 있어 이른바 '손톱' 출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미국(7일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과 멕시코(10일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파크)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미국 뉴욕의 아이칸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파 선수들까지 모두 집결한 4일(한국시간)부터 본격적인 전술 훈련에 돌입한 대표팀은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하는 포메이션을 시험해보고 있다.

토트넘에서 10년간 주로 왼쪽 윙어로 활약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빈 손흥민은 지난달 LAFC로 이적하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진출했다. 현재 소속팀에서는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고 있다.

LAFC에서 4경기에 출전한 손흥민은 페널티킥 유도와 도움, 데뷔 골을 기록하며 미국 무대 적응에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간 대표팀에서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오가던 손흥민은 MLS 이적 후 처음인 이번 소집에서 오현규(헹크),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함께 공격수로 분류됐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지난 3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최전방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월드컵을 9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 '손톱' 카드가 등장한 것은 본선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어 의미가 더욱 크다.

현재 대표팀은 최전방 공격수보다 2선 자원이 더 풍부한 상황이어서, 손흥민이 최전방에 기용될 경우 다른 선수들의 활용 폭이 넓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손흥민의 포지션 변화와 함께 선발 기용 여부도 미국전에서 주목받는 포인트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소집을 앞두고 "이제는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떤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역할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이가 들면서 강점인 스피드가 예전 같지 않은 손흥민이 교체 출전하는 '조커' 역할을 맡는다면 효율성과 집중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대한축구협회가 5일 공개한 미국 현지 훈련 영상에서 손흥민은 팀원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월드컵이라는 곳은 축구하는 사람들이 한 번씩 꿈꾸는 무대다. 그런 무대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런 무대를 앞두면 뭔가 무겁고 경직되곤 하는데, 이제는 그러지 말자"고 당부했다.

이어 "1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니까 잘 준비해서 그 무대에서 즐겁게,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며 "최종 예선 때 역사에 대해 얘기했던 것처럼, 이번 월드컵에 가서도 우리 이름으로 역사를 한 번 써보자"고 힘주어 말했다.

손흥민은 또한 "이 소집 한 번이 금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무엇 하나를 얻어가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면서 "서먹서먹하고 어색해할 시간이 없으니 부끄럽거나 쑥스러워하지 말고 재미있게 하자"고 팀원들을 격려했다.

[힐링경제=차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