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자료사진=연합뉴스]

서울 민간 아파트의 평방미터당 평균 분양가가 지난달 처음으로 2천만원을 넘어서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8% 이상 상승한 수치로,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의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서울 아파트의 전용면적 기준 평방미터당 분양가는 2천7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7월 대비 2.87% 상승한 수치이며,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8.34% 올랐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평방미터당 2천만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의 상승세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져 왔다.

평방미터당 분양가는 2021년 8월 1천258만원을 기록했다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2022년 8월에는 1천250만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되어 2023년 8월에는 1천430만원, 작년 8월에는 1천852만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200만원 가까이 오르면서 마침내 2천만원 선을 넘어선 것이다.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로 환산한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16억8천588만원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최근 12개월간 서울에 공급된 84㎡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19억9천934만원으로 단순 환산치를 소폭 웃돌았다.

이는 서울에서 일반적인 규모의 아파트 한 채를 분양받기 위해서는 17억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일반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8월 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송파구 잠실 르엘이 평방미터당 2천635만원으로 서울 분양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84㎡ 기준으로 약 22억원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영등포구 대방역 여의도 더 로드캐슬은 평방미터당 1천888만원, 마포구 홍대입구역 센트럴 아르떼 해모로는 1천875만원을 기록했다. 이들 고가 분양단지들이 서울 전체 평균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지역별 평방미터당 분양가를 비교해보면 지역 간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국 평균은 775만원으로 서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수도권 전체로는 1천253만원을 기록했으며,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5대 광역시와 세종시는 817만원, 기타 지방은 563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과 기타 지방의 분양가 격차는 4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민간 아파트 공급 물량은 20개 단지 1만520가구로, 6월 이후 3개월 연속 1만 가구를 넘어섰다.

이는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서울 314가구, 인천 1천452가구, 경기 4천160가구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천926가구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수도권 집중도가 56.3%에 달해 공급 물량 역시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평방미터당 2천만원을 돌파하면서 일반 서민들의 내집마련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