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연합뉴스]

지난 30년간 한국의 결혼 건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출생아 수는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과의 혼인은 50% 이상 증가해 다문화 결혼이 전체의 10분의 1을 차지하게 됐다.

통계청은 3일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혼인·출생 변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혼인 건수는 1995년 39만8,500건에서 1996년 43만4,900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2년 19만1,700건까지 줄어들었다.

2023년 19만3,700건, 2024년 22만2,400건으로 2년 연속 증가했지만, 30년 전과 비교하면 44.2% 감소한 수준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외국인과의 결혼은 1995년 1만3,500건에서 지난해 2만800건으로 53.9% 증가했다.

전체 혼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에서 9.3%로 확대되어 10건 중 1건이 다문화 결혼인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 간 결혼이 1995년 1만400건에서 지난해 1만5,600건으로 50.7% 늘었고, 한국 여성과 외국 남성의 결혼도 3,100건에서 5,000건으로 64.2% 증가했다.

평균 초혼 연령도 크게 상승했다. 1995년 남성 28.4세, 여성 25.3세였던 초혼 연령은 지난해 남성 33.9세, 여성 31.6세로 각각 5.5세, 6.2세씩 높아졌다. 남녀 모두 30대에 들어서 첫 결혼을 하는 시대가 됐다.

출생아 수의 감소는 더욱 심각하다. 1995년 71만5,000명이던 출생아는 2023년 23만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지난해 23만8,000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30년간 66.7% 감소한 수치다.

합계출산율은 1995년 1.63명에서 2024년 0.75명으로 0.89명(54.2%) 줄어들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1명도 되지 않는 초저출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1995년 27.9세에서 2024년 33.7세로 5.8세 상승했으며, 부의 평균연령도 같은 기간 31.1세에서 36.1세로 5.0세 높아졌다.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지난해 2529세 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는 20.7명, 3034세는 70.4명, 35~39세는 46.0명이었다. 1995년과 비교해 20대 출산율은 감소했으나 30대 출산율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배우자가 있는 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인 유배우 출산율은 지난해 25~29세 203.5명, 3034세 171.5명, 35~39세 69.1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유배우 출산율이 2015년 정점 이후 하락했다가 2022년부터 상승하고 있다"며 "결혼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출산이 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출산 패턴도 크게 변했다. 첫째아 수는 1995년 34만5,800명에서 지난해 14만6,100명으로 19만9,700명(57.7%) 감소했다. 하지만 전체 출생아에서 첫째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48.4%에서 지난해 61.3%로 13.0%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둘째아와 셋째아 감소폭이 각각 23만1,900명(75.4%), 4만5,100명(73.5%)으로 첫째아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를 낳더라도 한 명만 낳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회 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출산 양상도 나타났다. 혼인 외 출생아 비중은 1995년 1.2%에서 2024년 5.8%로 4.6%포인트 확대됐다. 쌍둥이 등 다태아 출생아 비중도 같은 기간 1.3%에서 5.7%로 4.4%포인트 늘어났다.

이번 통계는 한국 사회가 지난 30년간 겪은 급격한 인구 변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과 함께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만혼 심화 등 복합적인 사회 변화상을 드러내고 있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