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킹 사태' SKT 과징금 1천348억…역대 최대 [자료사진=연합뉴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휴대전화 요금 일시 인하 영향으로 1%대로 둔화하며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불볕더위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은 1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2020년=100)를 기록해 1년 전보다 1.7%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5% 이후 최소 폭 상승으로, 7월 2.1%에서 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올해 1월부터 2%대를 유지하다가 5월 1.9%로 하락했으나, 6월과 7월에는 다시 2%로 올랐던 상황이었다. 8월 들어 상승률이 크게 둔화한 것은 특별한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의 가장 큰 요인은 휴대전화료가 전년 동월 대비 21.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당시 전국민 통신비 2만원을 지원했던 2020년 10월 21.6% 하락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로 인한 대규모 가입자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8월 한 달간 2천만명이 넘는 전체 가입자의 통신 요금을 50% 감면했다.
이러한 조치로 휴대전화료를 포함한 공공서비스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3.6%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42%포인트 끌어내렸다.
공공서비스 하락률은 2020년 10월 6.0% 하락 이후 최대 폭이었다.
통계청은 통신요금이 전달과 같은 수준이었다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2.6%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4.8% 상승하며 8월 소비자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는 지난해 7월 5.5%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으로, 전체 물가를 0.37%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냈다.
품목별로는 수산물이 7.5%, 축산물이 7.1%, 농산물이 2.7%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수산물은 2023년 2월 8.2% 이후 2년 6개월 만에, 축산물은 2022년 6월 9.5%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이 큰 개별 품목으로는 찹쌀 45.6%, 복숭아 28.5%, 고등어 13.6%, 쌀 11.0%, 돼지고기 9.4%, 국산 쇠고기 6.6% 등이 꼽혔다.
국산 쇠고기는 2022년 1월 7.6% 이후 3년 7개월 만에, 돼지고기는 2022년 7월 9.5%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전월 대비로는 파프리카 52.1%, 배추 51.6%, 시금치 50.7%, 토마토 35.9% 등에서 상승폭이 컸다.
통계청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원인에 대해 "곡물은 작년 생산량과 재고량 감소로 상승했고, 채소는 최근 폭염 등의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산물은 재고량 감소, 축산물은 도축 마릿수 감소가 각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7월부터 시행된 소비쿠폰의 축산물가 상승 영향에 대해서는 "수요가 더 늘어난 부분이 있다"면서도 "다만 공급 측면에서도 돼지·소고기 도축 마릿수 감소, 돼지고기 수입량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하며 높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김치 15.5%, 커피 14.6% 등에서 상승폭이 컸다. 이두원 심의관은 "일부 품목에서 세일이 끝난 영향으로 전월 4.1%보다 상승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3% 상승했다. 이는 전월 2.0%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되어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1.5%를 기록했다. 이 역시 전달 2.5%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생활물가지수 중 '식품'은 3.9% 상승했지만, '식품 이외' 항목은 0.1% 하락했다.
8월 물가 동향은 통신 요금 인하라는 일시적 요인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낮췄지만,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한 식품 가격 상승 압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