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자료사진=연합뉴스]
정부와 한국은행은 5월 30일 거시경제 및 금융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F4 회의(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최근의 국내외 경제 상황을 종합 점검했다.
이번 회의에는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기재부 장관 직무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들은 최근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들은 동시에 미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호관세’ 관련 법적 공방의 전개 양상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데 공감했다.
앞서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주요 교역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조치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곧이어 연방 항소법원이 해당 판결의 집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면서, 상황은 다시 불확실성 속으로 접어들었다. 한국 정부와 한은은 이 같은 국제적 변수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회의 참석자들은 “견조한 투자 수요에 힘입어 회사채 발행이 전반적으로 원활하며, 신용스프레드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부 비우량 기업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들은 “신용등급이 낮거나 불확실성이 큰 기업에 대해서는 시장의 경계심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 자금 조달 여건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2일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는 일부 비우량 기업이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변화가 국내 가계부채 및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수도권 주택시장과 관련해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 수요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도 면밀히 검토 중이다.
이번 F4 회의는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 유지와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 개선, 그리고 거시경제 정책 대응에 대한 긴밀한 협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며 국내외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