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 한국의 출생아 수가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그동안 지속되던 인구 감소 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혼인 건수가 뚜렷하게 늘어나며 출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출산율 자체는 여전히 '인구 유지선'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회복세가 지속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통계청이 5월 28일 발표한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출생아 수는 2만1,041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347명(6.8%) 증가했다. 이는 2015년 이후 10년 만에 3월 기준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증가한 사례이며, 199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3월 증가율(8.9%)에 근접하는 기록이다.
이러한 흐름은 단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연속 출생아 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통계청은 이 같은 변화를 두고 혼인 증가와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1분기 전체 출생아 수는 6만5,02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55명(7.4%) 증가했다. 이는 2022년 1분기(6만8,339명) 이후 3년 만에 최대치이자,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분기별 증가율이다.
1분기 합계출산율은 0.82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0.05명 증가했다. 이는 통계적으로 부부 1쌍이 평생 낳는 자녀 수를 의미하는 지표로, 1명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몇 년간 이어졌던 하락세가 반전된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30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출산율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출산 순위별로 보면, 첫째아 출생 비중은 0.4%포인트(p), 둘째아는 0.1%p 상승했으며, 셋째아 이상은 0.5%p 감소해 전반적으로는 출산이 재개되는 초기 단계의 흐름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출산 회복세의 배경에는 혼인 건수의 증가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3월 혼인 건수는 1만9,181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1,983건(11.5%) 증가했고, 지난해 4월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혼인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1분기 혼인 건수는 5만8,704건으로, 201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았다. 통계청은 "30대 초반 인구가 늘어난 것과 함께 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혼인 장려 정책 등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사망자 수는 여전히 출생아 수를 웃돌고 있다. 3월 사망자 수는 3만1,141명으로 전년보다 47명 증가했고, 1분기 전체 사망자는 10만896명으로 7,529명(8.1%) 늘었다.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자연 인구 감소 현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3월 한 달 동안 인구는 1만100명이 자연 감소했으며, 1분기 기준으로는 3만5,874명이 줄었다.
한편, 이혼 건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3월 이혼 건수는 7,210건으로 전년보다 239건(3.2%) 줄었고, 1분기 기준으로는 2만1,479건으로 1,263건(5.6%) 감소했다. 이는 인구 통계 전반에 비교적 긍정적인 변화로 해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출생아 수 증가와 합계출산율 반등은 긍정적 신호지만, 아직은 단기적 현상일 수 있기 때문에 이 추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통계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결혼과 출산이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미가 크며, 이를 기반으로 출산 장려 정책이 어떻게 설계되고 지속되느냐가 향후 인구 구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