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의 경상수지가 2025년 2월까지 2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대외 경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2025년 4월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71억8천만 달러(약 10조5천582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1월(29억4천만 달러)보다 42억 달러 이상 많은 수치이며, 전년 동기(64억4천만 달러)와 비교해도 약 7억 달러 증가한 규모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는 81억8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25억 달러에 그쳤던 전월이나 지난해 2월(69억2천만 달러)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다.
수출은 537억9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28.5%), 의약품(28.1%), 승용차(18.8%), 정보통신기기(17.5%) 등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반면,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2.5%)와 석유제품(-12.2%) 등은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수출 현황을 보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9.2%의 견고한 성장세를 보인 반면, 주요 교역국인 중국(-1.4%), 일본(-4.8%), EU(-8.1%) 등에서는 수출이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입은 456억1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32.7%), 가스(-26.7%), 원유(-16.9%) 등 원자재 수입이 9.1% 감소했지만, 반도체제조장비(33.5%), 반도체(5.0%), 정보통신기기(4.0%) 등 자본재 수입이 9.3% 늘어났다.
또한 직접소비재(15.9%)와 곡물(2.8%) 등 소비재 수입도 11.7% 증가하며 내수 시장의 활력을 반영했다.
서비스수지는 32억1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20억6천만 달러)과 작년 같은 달(-18억7천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는 14억5천만 달러 적자였으나, 겨울 방학 등이 끝나면서 1월(-16억8천만 달러)보다는 적자가 줄어들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R&D) 관련 지식재산권 사용료 지급이 늘면서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도 5억8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6억2천만 달러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증권투자 배당소득 수입 축소로 배당소득수지(16억8천만 달러) 흑자가 1월보다 약 2억 달러 감소했지만, 증권투자 이자소득 지급 감소로 이자소득수지 흑자는 한 달 사이 8억8천만 달러에서 12억 달러로 늘어나 전체 본원소득수지를 안정시켰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2월 중 49억6천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5억5천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9억1천만 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32억 달러 늘어났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채권 위주로 22억4천만 달러 증가하며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
2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은 한국 경제의 대외 경쟁력과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의 무역 기반 경제가 견고히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와 일부 지역 및 품목의 수출 부진은 향후 주목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