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구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초·중·고교에서 다문화 학생의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과 고령화의 여파로 전체 청소년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청소년 사회의 구성은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27일 발표한 ‘2025 청소년 통계’는 인구, 건강, 교육, 의식, 범죄 등 다방면에서 국내 청소년의 삶을 다각도로 보여주며, 급변하는 청소년 사회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우리나라 청소년 인구(9∼24세)는 762만6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8%를 차지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성별로는 남자(51.7%)가 여자(48.3%)보다 3.4%포인트 많았다. 이 수치는 1985년 청소년 인구 1천397만5천 명(34.3%)과 비교하면 약 40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앞으로도 감소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2070년에는 전체 인구의 8.8% 수준인 325만7천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학령인구(6∼21세)도 감소세를 보였다. 2025년 학령인구는 697만8천 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13.5%에 불과해 전년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학령인구 감소와는 대조적으로 다문화 학생의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작년 기준 국내 초·중·고교 다문화 학생 수는 19만3천814명으로 전체 학생의 3.8%를 차지했다. 이는 2014년 6만7천806명에 비해 약 3배나 늘어난 수치다.

전체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에서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교육현장과 사회구조 전반의 큰 변화를 의미한다.

다문화 학생의 증가는 앞으로의 교육 정책, 학교 문화, 사회 통합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성이 청소년 사회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다.

청소년들은 대체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초·중·고등학생의 85.7%가 신체 건강 상태가 '좋다'고 응답했다. 평균 수면시간은 7.3시간으로 2023년보다 다소 늘었다.

하지만 정신건강 지표는 여전히 심각하다. 중·고교생의 42.3%는 평소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었으며, 27.7%는 최근 1년간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심리적 어려움은 실제 사망원인 통계에도 반영됐다.

2023년 청소년 사망자 수는 1천867명으로, 사망 원인은 ‘고의적 자해(자살)’가 가장 많았다. 10만 명당 자살 사망자 수는 11.7명으로, 2022년(10.8명)보다 증가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자살이 청소년 사망원인 1위를 계속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대다수 학생들은 여전히 학교 생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교생의 72.4%는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73.6%)보다 약간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학업 중단율은 1.0%로 전년도와 동일했다.

학습 시간과 사교육 의존도는 여전히 높았다. 전체 학생의 38.6%는 정규 수업 외에 평일 하루 3시간 이상 학습한다고 응답했으며, 80.0%가 사교육을 받는다고 밝혔다. 주당 평균 사교육 시간은 7.6시간으로 집계됐다.

청소년들의 사회 의식은 비교적 진보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2024년 초·중·고교생의 82.1%는 사회·정치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96.6%는 성별에 관계없이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인식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유지되고 있는 높은 양성평등 인식 수준과도 일치한다.

또한, 97.3%는 가정 형편이 어렵다고 차별해서는 안 되며, 94.2%는 외국인에게도 동일한 교육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청소년 사회의 포용성과 다양성 수용 태도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전체 청소년의 42.6%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돼, 전년보다 2.5%포인트 증가했다. 30일 이내 흡연 경험자는 3.6%, 음주 경험자는 9.7%였다.

2023년 기준 소년범죄자(14∼18세)는 약 6만7천 명으로 전체 범죄자의 4.9%를 차지했다. 범죄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재산범죄’로, 전체 소년범의 42.5%에 달했다.

청소년들의 상담 수요도 여전히 높았다. 청소년상담전화 ‘1388’의 연간 상담 건수는 69만5천 건이었으며, 주요 상담 내용은 정신건강(44.6%), 대인관계(25.5%), 학업진로(8.7%) 순이었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발표하는 청소년통계는 매년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아 발표되며, 청소년 삶의 질 변화와 사회 환경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급격한 인구 변화와 사회적 다변화 속에서, 이번 통계는 한국 청소년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