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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 모간스탠리가 오는 2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기준금리 역시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한층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간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캐슬린 오는 전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1.5%에서 최소 4050bp(1bp=0.01%포인트) 낮춰 1.01.1% 수준으로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글로벌 투자기관 중 가장 공격적인 하향 전망 중 하나로, 한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예상보다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8%에서 1.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캐슬린 오는 "내수 회복세가 여전히 부진하고, 수출 반등도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이 성장률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모간스탠리는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 2.75%에서 2.50%로 낮출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시장 일부의 관망 분위기와 달리 적극적인 통화완화 시나리오다. 특히 이번 결정이 금통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은, 물가와 성장률 둔화에 대한 위원들의 인식이 상당히 일치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캐슬린 오는 "관세 리스크와 정치적 불확실성, 특히 대선을 앞둔 상황은 한국의 거시경제 정책 운용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유동적인 환경 속에서 한은은 점진적이지만 단호한 통화완화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행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0%까지 인하할 것이라는 중기 전망도 내놓았다.

한편, 소비자물가상승률(CPI)에 대해서는 다소 온건한 전망을 유지했다. 모간스탠리는 한국은행이 2025~2026년 CPI 상승률을 기존처럼 1.9%로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물가가 정책 목표치인 2%에 근접해 관리되고 있으며, 향후 금리 인하 여지를 넓히는 배경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금융시장은 이미 이번 한은의 금통위가 기준금리 조정 국면으로의 전환점이 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여전히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독자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자본 유출 및 원화 약세 등의 부작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모간스탠리의 전망은 단순한 수치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GDP 성장률이 1.0%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이는 사실상 ‘성장 정체’ 혹은 ‘경기 침체’의 문턱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되며, 정부와 기업 모두 보다 적극적인 경기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증권가 한 관계자는 “모간스탠리의 전망은 한은이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다는 신호로, 시장에도 심리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책 당국은 물가, 경기, 고용 등 다방면에 걸쳐 조율이 필요한 복합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발표될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과 금통위 결정은, 향후 한국 경제의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지표로 주목된다.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은의 대응이 시장 불확실성을 얼마나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