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의 5월 중순 수출실적이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과 자동차 부문 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석 달 연속 유지해온 수출 증가 흐름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액은 32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 역시 25억 6천만 달러로 2.4% 줄었다. 올해와 작년의 해당 기간 조업일수는 모두 12.5일로 동일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대미 수출의 뚜렷한 감소세다. 5월 1~20일 미국으로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나 감소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강화 영향이 본격적으로 한국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4월에도 대미 수출은 6.8% 줄며 석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바 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 역시 2.7% 감소하며 주요 선진국 시장에서의 수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베트남(3.0%), 대만(28.2%), 홍콩(4.5%) 등 아시아 국가들로의 수출은 증가세를 기록하며 지역별 수출 패턴의 차이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17.3% 증가하며 수출을 견인했으나, 승용차(-6.3%), 석유제품(-24.1%), 자동차 부품(-10.7%) 등 주요 수출품목에서 감소세가 나타났다.
주요 10개 수출품목 중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한 8개 품목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수출 부진이 광범위한 산업 영역에 걸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5월 1~20일 수입액은 32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일본(2.4%), 호주(12.8%), 베트남(25.3%)에서의 수입은 증가했으나, 중국(-1.4%), 미국(-2.3%), EU(-9.2%) 등 주요 교역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감소했다.
수입 품목별로는 반도체(1.7%)와 반도체 제조장비(2.4%) 등 전자산업 관련 품목에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원유(-9.5%)와 가스(-8.4%) 등 에너지 자원의 수입은 감소했다.
이 기간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경제가 여전히 대외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 주요 수출품목의 경쟁력 약화 등 여러 리스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한국의 수출 회복세에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이 지속된다면 향후 대미 수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와 기업들은 아시아 지역 등 대체 시장 확대와 수출품목 다변화, 신성장 산업 육성 등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불어 미국과의 통상 협상을 통해 관세 부담을 완화하는 외교적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