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의료계가 깊은 수렁에 빠진 가운데, 정부가 전격적으로 사직한 전공의들을 위한 추가 모집을 결정하며 미묘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9일, 대한의학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대한병원협회 등 수련 현장의 간절한 건의를 받아들여 오는 20일부터 이달 말까지 전공의 추가 모집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장기간 이어져 온 정부와 의료계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추가 모집은 전국 수련병원별로 자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지원 자격과 절차는 대한병원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상세히 공지될 예정이다.

합격한 전공의들은 오는 6월 1일자로 수련을 시작하게 되며, 이들의 수련 연도는 올해 6월 1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로 산정된다. 특히, 고연차 전공의의 경우 내년 2월에 예정된 전문의 시험에도 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된다. 이는 수련 공백에 대한 우려를 다소 해소하고, 조속한 의료 현장 복귀를 독려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의 이번 추가 모집 결정은 단순히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그간 강경 일변도의 태도를 고수해왔던 정부가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는 해석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추가 모집은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이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수요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4일 정부에 공식적으로 추가 모집을 건의하는 등, 의료계 내부에서 자발적인 복귀 분위기를 조성하고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청한 결과로 이루어졌다.

물론 이번 추가 모집이 모든 갈등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의료계 내부에서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복귀를 망설이는 전공의들의 수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추가 모집의 규모와 실제 지원율이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이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결정은 꽉 막혀 있던 의정 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직 전공의들에게 복귀의 기회를 제공하고,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으로 정부와 의료계가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