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3년 만에 성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첫 직접 협상이 연기되면서 국제 사회의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2022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성사될 예정이었던 이번 대화는 당초 15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최종적으로 16일로 미뤄졌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세부 계획상의 이유로 15일 예정되었던 대표단 회의가 16일로 연기되었다"고 보도했다.
이스탄불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뿐만 아니라 미국 대표단과 튀르키예 외무장관도 함께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대화를 제안하면서 시작되었다.
특히 이 제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나와 더욱 주목받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역제안하면서 한때 양국 정상 간 직접 만남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으나, 결국 푸틴 대통령은 14일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협상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하며 직접 참여를 거부했다.
이에 튀르키예를 방문 중이던 젤렌스키 대통령도 15일 이스탄불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대신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만 파견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국방장관을 필두로 정보, 군사, 외교 분야 차관급 인사들로 구성되었으며, 이는 러시아 대표단의 직급과 맞춰진 것으로 평가된다.
협상 시작 전부터 양측은 서로를 향한 날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보낸 차관·국장급 대표단을 "협상 권한이 없는 장식용"이라고 비판했으며, 러시아는 이에 "자기 분야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됐다"며 반박했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양측이 협상의 목표에 대해 완전히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임무가 '휴전'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30일 휴전'의 이행을 러시아에 요구해왔다. 반면 러시아는 이번 대화가 2022년 중단된 협상의 연장선으로 '장기적 평화 구축'이 목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22년 협상 당시 러시아가 제시한 요구안은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항복에 가까웠던 만큼, 16일 예정된 협상에서도 유의미한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 순방 중 기자들과 만나 "푸틴과 내가 만나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직접 중재 의지를 내비쳤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이 문제에 관해 직접 소통하기 전에는 돌파구가 없을 것"이라며 비슷한 견해를 표명했다.
결국 이번 협상은 3년 2개월 만의 첫 직접 대화라는 상징적 의미는 있으나, 양측의 뚜렷한 입장차와 낮은 신뢰 수준으로 인해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 사회는 16일 개최될 협상의 진행 상황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