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022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직접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는 중요한 순간이 도래했다.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개최되는 이번 휴전 협상은 3년간 지속된 전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기회로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양국 정상들의 직접 만남은 무산되었지만, 고위급 대표단 간의 회담을 통해 평화를 향한 첫걸음이 내딛어질 가능성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회담 전날인 5월 14일,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 명단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푸틴 대통령 자신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아 양국 정상 간 직접 회담 가능성은 사실상 무산되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과의 직접 대화를 강력히 요구했으며, 더 나아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포함한 3자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러시아 대표단에는 메딘스키 보좌관 외에도 미하일 갈루진 외무차관, 이고리 코스튜코프 러시아군 총정찰국(GRU) 국장,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이 포함되었다. 특히 메딘스키와 포민은 2022년 초기 이스탄불 협상에도 참여했던 인물들로, 러시아가 이번 회담을 2022년 중단된 협상의 '재개'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회담은 푸틴 대통령이 5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이스탄불에서의 협상 재개를 제안하면서 성사되었다. 이는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30일 휴전 수용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온 움직임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맞서 정상회담을 역제안하며 푸틴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미국은 양국 간 협상 중재를 위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키스 켈로그 특사 등을 이스탄불로 파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푸틴과의 전화통화 이후 적극적으로 양국 간 휴전을 압박해 왔으며, 이번 협상은 그 결과물로 볼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휴전 조건에 대해 여전히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첫 회담에서 획기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직접 협상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우크라이나가 자신과의 협상을 금지하는 법령을 제정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2024년 5월에 만료되어 적법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모든 형태의 협상에 준비가 돼 있으며, 회담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푸틴이 직접 참석하지 않더라도 협상에 임할 의지를 표명했다.

브라질의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중국 방문 귀국길에 모스크바에 기착하여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나누며 젤렌스키와의 회담 참석을 권유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튀르키예는 2022년 초기 협상에 이어 이번에도 중립적인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양국 간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3년간 지속된 전쟁으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번 이스탄불 협상은 평화를 향한 중요한 기회로 평가된다.

정상회담은 무산되었지만, 양국 대표단 간의 직접 대화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다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고 첫 회담에서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화의 지속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협상이 성과를 거두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종식과 평화 정착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긴장과 갈등의 시발점이 될지는 향후 양측의 태도와 국제 사회의 중재 노력에 달려 있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