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의 4월 중순까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출품목 중 반도체만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액은 339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2%(18억7천만 달러) 감소했다. 이 기간의 조업일수는 15.5일로 전년과 동일했다.
한국의 월간 수출액은 2월과 3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1월에는 설 연휴 등의 영향으로 감소하며 15개월간 이어온 증가 추세가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이번 4월 중순 실적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주요 10개 수출품목별 실적을 살펴보면, 반도체만 10.7% 증가했을 뿐 승용차(-6.5%), 석유제품(-22.0%) 등 나머지 9개 품목은 모두 감소했다.
이는 그동안 한국 수출을 견인해왔던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력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가별로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14.3% 감소하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관세청은 이러한 감소세의 주요 원인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무분별한 관세 부과 정책을 지목했다.
현재 미국이 한국에 적용하기로 한 상호관세율은 25%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면서 현재는 일부 품목에 기본 관세 10%만 적용된 상태다.
그러나 이마저도 기존에 거의 0%에 가까웠던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와 비교하면 수출기업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3.4%)과 베트남(-0.2%)으로의 수출도 감소했으나, 유럽연합(EU·13.8%)과 대만(22.0%)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이는 지역별로 수출 실적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34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8%(45억7천만 달러)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장비(9.8%)와 정밀기기(2.9%) 등의 수입은 증가했으나, 원유(-29.5%)와 반도체(-2.0%) 등은 감소했다.
특히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27.9% 감소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국가별 수입 현황을 보면, 일본(3.2%)과 베트남(6.3%)으로부터의 수입은 증가했으나, 중국(-7.6%), 미국(-10.1%), EU(-17.3%) 등으로부터의 수입은 감소했다.
이처럼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4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무역수지는 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월말로 갈수록 수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월간 기준으로도 감소세가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4월 말까지의 수출 실적에 따라 전체 월간 추이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한국의 수출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력 수출품목이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의 수출 다변화 및 경쟁력 강화 노력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