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고용정보원은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열린 청년고용 포럼 1차 회의에서 청년들의 '쉬었음' 현상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이 평균 22.7개월 동안 '쉬었음' 상태에 있으며, 이들 중 10명 중 7명은 이 기간을 불안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3,189명의 청년 중 약 11%는 4년 이상 쉬었음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흥미롭게도, 수도권 대학 졸업생과 지방대 졸업생 간의 쉬었음 비율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들의 마지막 일자리로는 제조업(14%)과 숙박음식업(12.1%)이 있었으며, 소기업 및 소상공인에서의 비율이 42.2%로 가장 높았다.

조사 결과, 일 경험이 부족할수록,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과거 일자리가 저임금, 저숙련, 불안정할수록 '쉬었음' 상태로 남아 있는 비중이 컸다.

청년들이 '쉬었음'을 선택한 이유로는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과 '교육·자기계발'(35.0%)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으며, '번아웃'(27.7%)과 '심리적·정신적 문제'(25.0%)가 뒤를 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77.2%는 '쉬었음 상태가 불안하다'고 답했으며, 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충전의 시간'이라는 인식은 줄어들고 '힘든 시간, 구직 의욕을 잃게 만든 시간'이라는 인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삶에서 일이 중요하다고 느끼며(84.6%), 향후 더 좋은 일자리로 이직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비율도 57.3%에 달했다.

청년들이 취업에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생활비 지원'(50.6%)보다 '직업교육·훈련'(59.3%)과 '취업알선·정보제공'(54.7%)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수도권과 지역 간 청년 일자리 격차가 '쉬었음' 증가로 이어지는 문제를 지적하며, 2010년대 일자리 분포 변화 분석 결과를 통해 2018년 이후 청년 취업자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었다고 밝혔다.

2020년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 비율이 31.7%까지 확대되었으며, 청년의 일자리가 수도권의 지식기반 산업과 대면 서비스업으로 집중되면서 최근에는 이 부문에 취업했던 청년을 중심으로 '쉬었음' 청년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청년의 평균 임금은 수도권이 더 높으며, 2016년 이후 약 7% 이상의 임금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쉬었음' 청년의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대상 심리상담 지원을 확대하고, 초기 단계에서 조기 개입하여 장기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전국 120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를 통해 졸업예정자 취업 여부와 서비스 수요를 전수조사하고, 졸업(예정)자를 조기부터 전폭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졸업 후 4개월 이상 미취업 청년이 '쉬었음'으로 빠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일 경험, 직업훈련, 국민취업지원제도 등을 연계할 계획이다.

이정한 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이번 청년고용 포럼에서 파악된 '쉬었음' 청년 실태를 바탕으로, 청년이 나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 노동시장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정책을 다듬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청년들이 직면한 현실을 반영하며, 그들의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정부와 사회가 어떤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청년들이 안정된 일자리를 찾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힐링경제=하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