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 [자료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23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마주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으나, 거리감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 전 장관은 오후 2시 25분경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지시에 따라 심판정에 입장했다.

구치소 수용자복 대신 짙은 남색 정장을 입고 변호인과 함께 걸어 들어와 재판부에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중앙 증인석에 착석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의 입장을 빤히 바라보았지만,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양심에 따라 사실 그대로 말하고, 거짓말 시 위증의 벌을 받겠다"고 증인 선서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계엄을 준비했다"고 진술했으며, 비상계엄 선포문을 자신이 국무위원들에게 직접 배포했다고 증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 진술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의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기소되어 재판 중이며, 이날 탄핵심판에서는 포고령 1호 작성 과정과 계엄 사전 모의 등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이번 헌재 대심판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중요한 장이 될 것으로 주목된다.

두 주요 관계자의 대치 상황은 향후 정치적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으로 보인다.

[힐링경제=홍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