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들, 연준으로부터 215조 대출…금융위기 후 최대

은행 예금 불안한 기업들, 예금 인출해 MMF·초단기 국채 등으로 분산

힐링경제 승인 2023.03.17 15:06 | 최종 수정 2023.03.17 16:23 의견 0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붕괴 이후 금융시장 불안에 은행들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로부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인 215조원 이상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은행들이 9∼15일 1주간 연준 재할인창구를 통해 1천528억5천만 달러(약 200조원)를 차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직전 주(약 458억8천만 달러, 약 60조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천110억 달러(약 145조원)의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은행들은 지난 12일 시작된 연준의 긴급 자금 지원을 통해서도 119억 달러(약 15조5천억원)를 빌려 총 최근 1주간 은행권이 연준에서 차입한 금액은 1천648억 달러(약 216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지점 모습. [자료사진=연합뉴스]

이처럼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잇따른 파산에 은행들이 앞다퉈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에 대비하는 것은 여러 긴급 조치에도 미국 은행 시스템이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준다고 외신은 진단했다.

앞서 재무부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 초고속 붕괴 사태에 대응해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에 예금보험 한도를 넘는 예금도 전액 보호하기로 했다.

또 은행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준에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인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마련했다.

부도 위기에 빠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는 미국 대형은행 11곳이 총 300억 달러(약 39조원)을 예치해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은행과 금융업계에 대한 불안감은 일반 기업들에서도 퍼지고 있다.

금융시장 정보업체 크레인데이터에 따르면 국채와 기업어음(CP) 등 단기 채무증권에 투자하는 MMF에는 지난 10∼16일 1천82억 달러(약 141조2천억원)가 유입, 전체 설정잔액이 역대 최대인 5조3천800억 달러(약 7천21조원)로 불어났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1주간 MMF에 자금 유입이 가속하고 있으며 이는 자금이 은행 예금에서 이동한 것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1개월 만기 미국 초단기 국채에도 은행 예금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몰리면서 금리가 4% 아래로 떨어졌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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