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서 한국행 희망 협력자 전원 데려와...작전명 '미라클'

힐링경제 승인 2021.08.26 15:25 의견 0

탈레반이 이미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과 협력한 현지인과 가족을 국내로 데려오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여러 국가가 아프간 협력자는 물론 자국민 구조에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부는 군 수송기까지 투입한 치밀한 계획과 미국의 협력 덕분에 한국행을 희망한 협력자를 한 명도 남기지 않을 수 있었다.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24일 국내 이송을 위해 카불 공항에 도착한 한국 공군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그간 아프간에서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과 그들의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총 391명이 26일 중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당초 정부가 계획했던 이송 인원 427명보다 36명이 적다.

이에 따라 일부가 탈레반의 방해와 카불공항 주변 혼란 등으로 탈출길이 막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들은 마지막 순간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원하는 사람은 100% 나왔다"며 "36명 중에는 국내 잔류나 제3국행을 결정한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위당국자는 "지금처럼 비행기를 보내는 작전은 이번으로 마감하지만 36명 중 나중에 '도저히 안 되겠다, 한국 가야겠다'는 경우 개별적으로 방안을 강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100% 이송'은 현재 카불공항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이송 작전명 '미라클'이 떠오를만큼 매우 의미 있다.

협력자들은 군 수송기 도착에 맞춰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탈레반이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피란민이 몰리면서 공항 진입 자체가 힘들다.

이 때문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등도 자국민과 협력자 이송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몇 국가가 미국에 호송차량(convoy)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불가하다고 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7일 수천 명을 공수할 계획으로 항공기를 보냈지만, 혼란 상태에서 겨우 7명만 탑승한 채 출발하기도 했다. 벨기에는 군용기에 한 명도 태우지 못했다고 한다.

아프간 사태를 논의하는 20여 개국 외교차관 회의에서 이런 상황을 공유받은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저희가 낙담을 넘어 황당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해결책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22일 열린 이 회의에서 제시했다고 한다.

미국이 거래하는 아프간 버스회사에 협력자들을 태운 뒤 버스가 미군과 탈레반이 함께 지키는 검문소를 통과하게 하는 것으로 한국행 협력자들은 버스 6대에 나눠 탔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이 이날 오전 11시 협력자 이송에 대해 언론발표를 할 당시에도 버스 몇 대가 공항으로 진입하는 중이었다고 고위당국자는 설명했다.

협력자들이 대사관, 병원, KOICA(한국국제협력단) 등 자신이 속했던 기관별로 탄탄한 연락망을 유지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점도 이송에 도움이 됐다.

정부가 조금이라도 늦게 움직였다면 이송이 상당히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주요 7개국(G7) 등의 만류에도 8월 31일까지 아프간에서 외국 군대를 철수하고 민간인 대피를 끝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으며, 정부가 협력자들을 태우기로 한 24일 밤 돌연 협력자의 공항 진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31일 자국민과 아프간 협력자 대피를 종료하고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했다.

공항의 안전을 보장하는 미군이 철수하면 한국 정부 단독으로 이송 작전을 추진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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