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과장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생명표'를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이 83.7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시 감소했던 기대수명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성이 남성보다 6년 가까이 더 오래 살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별 기대수명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국가데이터처는 3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4년 생명표를 발표했다.

생명표는 현재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각 연령대 사람들이 향후 몇 세까지 살 수 있는지 추정한 통계다.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3.7년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0.2년 증가하며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직전 최고치는 2021년 83.6년이었다.

기대수명은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다 2022년 코로나19 영향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고, 2023년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들은 3대 사망원인 중 하나인 암이 사라진다면 3.3년을 더 살 것으로 예측됐다. 심장질환이 사라지면 1.2년, 폐렴이 사라지면 1년씩 각각 더 살 것으로 추정됐다.

주요 사망 원인으로 사망할 확률을 분석하면 암이 19.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폐렴 10.2%, 심장질환 10.0%, 뇌혈관 질환 6.9% 순으로 나타났다.

암과 폐렴 등으로 사망할 확률은 높아졌지만,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2.4%에서 1.1%로 절반 이상 떨어지면서 전체 기대수명이 길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출생아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것으로 예상되는 이른바 건강수명은 65.5년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병기간을 제외한 기대수명을 의미한다. 나머지 18.2년은 아픈 상태로 지낼 수 있다는 뜻이다.

성별로 분석하면 남성 기대수명은 80.8년, 여성은 86.6년이었다. 남성의 기대수명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여성은 가장 높았던 2021년부터 2022년까지의 86.6년 수준과 동일했다.

성별 기대수명 격차는 5.8년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성별 격차는 1985년 8.6년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축소되는 추세다.

데이터처는 사고사와 간질환 등 남성 사망률이 높았던 부분이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령대별 생존 확률 역시 모든 연령층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작년 출생아가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성이 64.4%에 그친 반면, 여성은 82.2%로 집계됐다.

100세까지 생존할 확률도 여성 4.8%, 남성 1.2%로 여성이 4배 가까이 높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기대수명은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남성은 OECD 평균보다 2.3년, 여성은 2.9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은 OECD 38개 회원국 중 일본 87.1년, 스페인 86.7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기대수명을 기록했다. 남성은 11위를 차지했다.

연령별로 보면 2024년 기준 60세 남성은 향후 23.7년, 여성은 28.4년을 더 살 것으로 예상됐다. 40세 남성은 41.9년, 여성은 47.4년을 더 생존할 것으로 추정됐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