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하는 한미 외교차관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원자력, 조선, 핵추진잠수함 등 핵심 분야의 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신속히 이행하기 위한 실무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외교부는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외교차관 회담에서 양국 정상회담에 따라 채택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의 후속조치로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 10월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과 11월 14일 팩트시트 발표 이후 이뤄진 한미 간 첫 고위급 협의로,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원자력과 조선, 핵추진잠수함 등 주요 분야의 후속조치를 신속하고 충실하게 이행하기 위해 분야별 실무협의체를 조속히 가동시켜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양측은 담당 기관 간 담당자를 지정하고 매칭하여 협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으며, 미국 측은 담당자를 지정하고 한국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박 차관은 한국의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한미 간 협의 절차의 조속한 개시를 랜도 부장관에게 요청했다. 이에 대해 랜도 부장관은 양측 간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답했다.

또한 양측은 핵추진잠수함과 조선협력 문제에 관해서도 한미 간 협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미국이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는 내용과 함께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대한 미국의 승인 등이 포함되어 있다.

박 차관은 한국 측의 팩트시트 이행 노력을 설명하면서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관세 인하 조치가 조속히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같은 날 한국과 미국의 무역합의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지난달 1일부터 소급해 1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랜도 부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조선업과 같은 핵심 전략부문 전반에서 한국의 미국 제조업에 대한 전례 없는 투자 약속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투자가 미국의 재산업화 노력에 상당히 기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무부는 박 차관과 랜도 부장관이 APEC 정상회담이 포함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0월 29~30일 역사적인 국빈 방한 성공에 대해 축하했다고 전했다.

또한 양측은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70년 이상 평화·안보·번영의 핵심 고리 역할을 한 한미 동맹의 현대화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한편,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체포·구금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한국 기업 전용 비자 상담 창구 개설 등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박 차관은 앞으로도 한국 기업인과 기술 인력의 원활하고 안정적인 미국 방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랜도 장관의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박 차관은 회담 후 취재진과 만나 "팩트시트와 관련해서 미측과 신속하고 적극적인 이행을 해 나가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기본적으로 협의채널을 잘 구축해서 여러 이슈를 심도있게 진전시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박 차관이 이번 방미 기간 중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 국무부 한반도 업무 관계자 등과도 별도 만찬 등을 갖고 정상회담 후속조치의 충실한 이행과 대북 정책 관련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힐링경제=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