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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2%대 중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환율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석유류와 일부 수입산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생활물가도 3% 가까이 치솟아 체감 부담이 높아진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17.20(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10월과 동일한 상승 폭이다.
물가 상승률은 올 6~7월 2%대를 유지하다가 8월 1.7%로 내려갔지만 9월 2.1%로 다시 상승한 뒤 3개월째 2%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항목은 석유류였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대비 5.9% 뛰어 올해 2월(6.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체 물가를 0.23%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경유(10.4%), 휘발유(5.3%)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고환율이 겹치면서 상승 압력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류 가격은 환율에 특히 민감하다.
농축수산물도 5.6% 올라 전체 물가 상승에 0.42%포인트 기여했다. 수입 축산물·수산물, 수입 과일(망고·키위 등)이 환율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반면 햅쌀은 출하량 증가로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가을철 잦은 비로 채소 가격 하락 폭이 줄었다.
겨울철 대표 소비 과일인 귤 가격은 26.5% 급등했다. 돼지고기(5.1%), 국산 쇠고기(4.6%)도 상승세를 보였으며, 갈치(11.2%), 고등어(13.2%)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 역시 환율 상승으로 10%대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수입 농축수산물은 환율 변화에 가장 민감한 품목”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2.9% 상승해 작년 7월(3.0%) 이후 1년 4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기상 조건에 따라 변동이 큰 신선식품지수도 4.1% 올랐다.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는 2.3% 상승했고, OECD 기준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2.0% 올랐다. 올해 1∼11월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이 심의관은 “향후 환율 상승은 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국제유가 하락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