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부산항 신선대부두, 감만부두 [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의 11월 수출이 역대 11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을 맞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자동차도 미국의 관세 영향 속에서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산업통상부는 12월 1일 11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11월 수출액은 610억4천만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8.4% 증가하며 역대 11월 중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월간 수출은 지난 6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월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수출 증가 흐름을 지속했다.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하루 줄어들었음에도 일평균 수출은 13.3% 증가해 월 전체 수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11월 수입액은 513억달러로 작년보다 1.2% 증가했다. 이에 따라 11월 무역수지는 97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 수출이 작년보다 38.6% 증가한 172억6천만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다시 썼다.

반도체는 4개월 연속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 들어 반도체 수출은 분기마다 증가하면서 1~11월 누적 기준 1,274억달러로 45.4%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AI 수요 증대에 따른 고대역폭 메모리와 DDR5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었다.

자동차 수출은 미국의 25% 품목 관세 영향에도 작년보다 13.7% 증가한 164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연간 700억달러 이상을 2년 연속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박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컴퓨터 수출은 세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은 유가에 영향을 받는 수출 단가 하락과 월말 기상 악화에 따른 일부 선적 차질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대미 수출은 작년보다 0.2% 감소한 103억5천만달러를 기록하며 보합세를 보였다.

3개월 연속 10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의 고른 성장세 속에 120억7천만달러로 작년보다 6.9% 증가했다.

5개월 연속 11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최대 수출 시장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했다.

대아세안 수출은 반도체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되었다.

유럽연합 수출은 11월 중 역대 최대 실적인 54억달러를 기록하며 선박과 무선통신기기, 바이오헬스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11월 수입은 513억달러로 작년보다 1.2% 증가했다.

에너지 외 수입은 전년 동월과 유사한 40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97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8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1~11월 누적 무역수지도 2018년 이후 최대 흑자 규모인 452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11월 누적 수출액은 6,402억달러로 3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 수출액이 6월 이후 6개월 연속 전년 대비 플러스 실적을 기록하는 등 올해 내내 실적이 양호했다.

12월 수출액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613억5,900만달러를 기록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수출액 7,000억달러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은 "11월에는 자동차 부품업체 파업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 기상 악화로 인한 수출 물류 차질 등 우리 수출에 예상치 못한 부정적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반도체와 선박 등 주력 품목 호조세에 힘입어 14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18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연말까지 단 1달러라도 더 수출해 경제에 활력을 지속해서 불어넣을 수 있도록 민관 원팀으로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수출 성과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24년 1~9월 세계무역기구 기준 전 세계 수출 순위는 6위로 2023년 8위에서 두 단계 올라섰다.

상위 10대 수출국 중 수출 증가율도 9.6%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플러스 증가율을 보인 국가는 중국, 멕시코, 독일뿐이었으며 이 중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국가는 중국과 독일, 그리고 한국이었다.

전문가들은 2024년 역대 최대 실적에 대한 역 기저효과로 2025년에는 수출 증가 폭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중 무역전쟁,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더불어 국내 정세의 불확실성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2025년 한국의 수출 증가율을 2% 내외로 전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성장세가 지속되겠지만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장벽 등이 현실화할 경우 수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 수출 우상향 모멘텀 유지를 위해 무역보험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인 25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수출 중소·중견 기업에 대해 100조원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힐링경제=윤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