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장심사 출석하는 김상민 전 검사 [자료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그림을 건네고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김 전 검사는 그림을 김씨 요청으로 대신 사줬을 뿐이고 공천 청탁 등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전 검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그림을 건네고 공천을 청탁한 혐의를 적용해 1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림을 김 여사가 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의 공천 등에 도움을 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작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사업가 박모씨 측으로부터 선거용 차량 대여비를 대납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존버킴' 또는 '코인왕'으로 불린 박씨는 2021년 2월∼2022년 4월 스캠코인 '포도'를 발행·상장해 809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받고 있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현직 부장검사 신분으로 경남 창원 지역 주민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이후 총선 출마를 강행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을 도왔던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김 여사가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해왔다.
명태균씨는 김 여사로부터 "그 사람 좀 챙겨주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총선 직전 김건희 여사가 김 전 검사가 국회의원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김 여사와 김 전 검사가 직접 통화한 기록도 확인됐다. 김 전 검사는 지난해 총선 당시 김 여사가 공천을 주기 위해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온 인물이다.
그러나 김 전 검사는 결국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고 넉 달 만인 작년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특보 임명에도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차장일 때 특수3부 소속이었으며, 조국 사태 당시인 2019년에는 전담수사팀을 꾸린 바 있다.
김 전 검사는 9일 김건희 특검에 출석해 관련 혐의를 부인했으며, "수사를 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확증편향의 오류"라며 "특검 수사 중 유출된 많은 수사정보가 오해와 억측에 기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힐링경제=홍성훈 기자]